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 서비스를 지난달 25일부로 종료했다. 실검 서비 스는 2005년 5월에 도입돼 네이버가 성장함에 따라 우리의 주요 관심사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 역할을 해 왔다. 사회적 이슈를 확산 하고 여론을 조성한다는 실검 서비스의 순기능은 오히려 상업적 · 정치적인 의도에 악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네이버 검색만으로 맞출 수 있는 문제를 내 특정 상품이나 회사 이름을 실검 상위권에 올리는 것이 마케팅의 방편으로 널리 활용되고, 정치적 문제에 대해 지지 세력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 등이 실검에 오른 것이 그예시다. 이외에도 국가정보원 · 국방부 여론 조작 사건이나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도 실검이 이용되기도 했다.
또한, 네이버 실검은 서비스 시작 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것에 영향을 주기도 했는데, 바로 ‘어뷰징’ 문제다. 어뷰징은 ‘클릭 수’가 보장되는 실검 상위권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제목이나 문장 일부만 고쳐서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언론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어뷰징 문제는 최근 연일 터진 학폭 미투와 맞물려 실검 서비스 폐지 마지막까지 기승이었다.
실검 서비스는 폐지됐지만, 위의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언론도 함께 변해야 한다. 실검은 문제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지 문제가 생기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네이버 실검 서비스 폐지가 언론들이 실검을 이용한 어뷰징으로 손쉽게 조회수를 올리려는 행태를 그만두고 올바른 인터넷 문화를 선도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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