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의 주장은 반민특위는 반드시 민족정기를 위하여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 부활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150만, 60만 헤아리는 친일파들을 전부 단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 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 ” 지난 12일, 조정래 작가의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정래 작가가 기자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작가의 대표작 『아리랑』에서 일제 경찰이 우리 군을 사살한 장면을 『반일민족주의』의 저자 서울대학교 이영훈 교수가 비판한 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아리랑』은 매우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라고 답하며 위와 같은 주장을 덧붙인 것이다. 해당 답변은 논란을 불러왔는데 특히 다수의 언론에서 “일본에 유학을 가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와 같이 전한 점이다. 여기에 대표적인 논객 동양대학교 진중권 전 교수(이하 진 전 교수)가 발언을 비판하고,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한대변인까지 진 교수의 의견에 반박하는등 정치적인 이슈까지 돼버렸다.
조정래 작가 및 주요 여권 인사들이 반박하는 내용은 ‘토착왜구로 불리는 사람들’이라는 주어를 생략한 악의적인 서술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서술했듯, 해당 문장은 주어를 명확히 특정하기 어렵고 해명대로 라면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일본에 유학 갔다 오면 친일파가 된다’는 순서를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돼버린다. KBS는 지난 14일 답변이 ‘반민특위 부활, 친일파 단죄, 토착왜구, 일본유학, 순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며, 토착왜구와 관련해 일본 유학을 사례로 부연설명했다고 ‘팩트체크’아닌 팩트체크 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15일, 진 전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장에 대해 재지적하자 조정래 작가는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제대로 국어 공부한 사람은 다 알아 듣는 이야기”라며 진 전 교수에게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표현의 홍수를 보다 보니 두 가지 표현이 눈에 띄었다. 바로, “무조건”과 “다”이다. 모호한 문장속 명확히 강조하는 표현이 여러 해명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