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캠 본관 뒤편에서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울려 퍼진다. 학내 응원단이 흔히 연습하는 응원곡이기에 특이할 것은 없지만 소수 정예의 단원들에게서 나오는 동작의 힘은 심상치 않다. 그렇다. 이곳에서 연습하는 학우들은 대학 ‘자치단체의 꽃’이라 불리는 우리대학 대표 응원단 ‘백마응원단’(단장 염상훈ㆍ토목 03, 이하 염 단장)의 단원들이다. 지난 20일, 본기자는 활기가 넘치는 백마응원단 속으로 직접 들어가 봤다.
외부공연을 하고 있는 백마응원단
힘들어도 표정만은 ‘빵긋’
맑은 날씨 속 선선한 바람이 불던 오후 6시, 경쾌한 음악 소리와 함께 착착 들어맞는 동작이 허공을 가른다. 백마응원단의 연습이 시작된 것이다. 본기자에게 시범 삼아 보여준 자자의 ‘버스 안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응원곡이란다. 크고 시원스런 동작에 매료된 본기자는 보채듯 말했다. “빨리 배워보고 싶어요~!”
하지만 동작을 하기 위해선 우선 스텝부터 배워야 한다. 백마응원단의 스텝은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왼발 혹은 오른발을 뒤쪽으로 차면서 발을 끌어 모으는 스텝이다. 처음에 적응이 안됐던 본기자도 ‘엉덩이를 차듯이 발을 차라’는 염 단장의 조언을 듣고 점점 스텝에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스텝을 배운 후에는 기본적인 팔의 각도를 배운다. 염 단장은 “기본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 입단 후 한 달가량은 팔의 각도와 스텝을 꾸준히 연습한다”며 “이때 중요한 것은 항상 ‘빵긋’ 웃는 얼굴 표정”이라고 말했다. 응원단은 아무리 동작이 힘들지라도 지친 표정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는 사람마저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기자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입을 과도하게 벌려가며 웃으니 억지스런 표정에 주변이 웃음바다가 됐다.
간단한 동작을 배운 후 바로 ‘버스 안에서’를 틀고 동작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빠른 박자에 본기자의 몸은 정확한 동작 대신 허우적거림을 연발할 뿐이었다. 시작한 지 1분도 채 안 돼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염 단장은 “곡에 맞춰 동작을 하다보면 체력소모가 장난이 아니”라며 “그대에게를 비롯해 몇몇 응원곡들을 뛰고 무대를 내려오면 때로는 탈진상태가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원금 중단, 단원 감소… 해야~ 떠라
백마응원단은 1989년 창단되어 현재 21기까지 활동하고 있다. 창단될 당시에는 체육대학 출신들이 많아 단실도 체육대학 건물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현재는 6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학번은 03학번부터 08학번까지 다양하다. 학내에서 하는 대표적인 행사로는 매년 5월과 10월에 개최하는 ‘응원제전’이 있는데 2006학년도까지 활발했던 응원제전은 이후 계속 하락세를 겪어 2007학년도부터 2009학년도까지는 아예 개최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때의 시기는 학교의 지원금이 끊긴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자치 활동 장학금을 지급해 백마응원단을 지원했던 학교는 학내 행사를 별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7학년도부터 장학금 지급을 중단했고 2009학년도 1학기에 다시 장학금을 지급하다가 또다시 지원을 끊었다. 지원금이 딱히 없다보니 고가의 단복도 단장의 사비를 털어 구입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광호(영문 03) 단원은 “응원제전을 주최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데 그동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학내 행사로 OT나 축제 등에 가끔 공연을 하고 그밖의 대외 활동을 통해 학교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이 점점 감소하고 학우들의 단원 지원이 활발하지 않은 점도 백마응원단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염 단장은 “백마응원단 활동을 하면 너무 힘들다거나, 학과 생활을 못한다는 등의소문이 퍼져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만도 않다”며 “활동을 하다보면 자신감을 키우고 타대학 응원연합동아리 간의 친목으로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염 단장은 끝으로 단원을 모집한다며 관심 있는 학우는 자신의 연락처(010 2924 1191)로 연락을 하길 당부했다. 백마응원단은 오는 10월에는 응원제전을 개최할 계획이며 단실도 학우들과 좀 더 밀접한 학생회관으로 위치를 옮길 예정이다.
노을이 질 무렵, 백마응원단은 마지막으로 응원곡 ‘해야’를 연습했다.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는 그들의 동작은 거침이 없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