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모를 만성질환, '염증성 장질환'〈10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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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모를 만성질환, '염증성 장질환'〈1073호〉
  • 류성우 기자
  • 승인 2020.06.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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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많이 발병, 진단 늦어져 치료 늦어질 수도

  #1. 대학교 3학년인 A 학생은 10개월 전 응급수술을 받았다. 심한 복통에 시달려 병원에 갔는데, 장에 구멍 이 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크론병’이라는 ‘염증성 장질 환’인데, 궤양이 악화돼 장에 구멍이 생긴 것이었다. A 학생은 처음에는 맹장염 정도로 생각했다.

  #2. 평소 음주를 즐기는 20대 직장인 B 씨는 어느 날 부터 이유 없이 복통과 설사가 이어졌다. 술 때문이라 생 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증상이 오래 이어졌고 시도 때도 없는 복통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 참 을 수 없어 결국 병원을 찾은 B 씨는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받았다.

 

  위 사례는 ‘크론병(질병코드 K50)’과 ‘궤양성 대장염 (질병코드 K51)’으로 대표되는 ‘염증성 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 진단 사례 일부를 각색 한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질병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위 사례들처럼 10~30대의 젊은 나이에서 많이 발병하 는데 만성질환임에도 장염, 과민대장증후군 등으로 오 인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본지는 염 증성 장질환과 그 대처법을 알아봤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

 

  장에 생기는 만성 재발성 염증 질환인 △크론병 △궤 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은 △증상 △병의 경과 △치 료 방법 등이 비슷해 총칭하여 ‘염증성 장질환’이라 부 른다. 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장내 만성적인 염증과 궤 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흔히 장염과 오인되지만,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장염은 대부분이 일시적인 염증이므로 염증성 장질환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 혈변 등으로 △식욕과 체중 감소 △전신 피로감 등도 흔 하게 나타난다. 특히 복통 · 설사 등의 증상 때문에 과민 대장증후군, 감염성 장염과 같은 질환으로 오인돼 진단 이 늦어지곤 한다. 혈변이 생기거나 복통 · 설사 증상이 3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체중이 급격하게 줄 거나 심한 피로감, 항문 주변의 농양(고름) 등이 같이 나 타난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크론병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 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잦 은 복통과 설사 △항문 주위의 통증 등이 있으며 대장 암 발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한다. 치료약제로는 주로 △ 항염증제 △항생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하며 지속적인 약 복용이 필요하다.

△궤양성 대장염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점막에 염증 · 궤양이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특징 인 호전과 악화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서울대학교병 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는 △혈액 과 점액을 함유한 묽은 변 또는 설사가 하루에 수회 나타나는 증상 △심한 복통 △탈수 △빈혈 △열 △식욕감퇴 △체중감소 △피로감 등이 있다. 치료약제로는 주로 △항염증제 △항생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한다.

△베체트 장염

  베체트 장염은 베체트병(질병코드 M35.2)의 일종이 다. 베체트병은 △구강 궤양 △음부 궤양 △안구 증상 외 에도 △피부 △혈관 △위장관 △중추신경계 △심장 및 폐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 다. 베체트병이 소장이나 대장에 침범해 나타나는 것이 배체트 장염이며 전체 베체트병의 5~10%가 해당된다. 아직까지는 표준화된 치료법은 없으며 치료는 다른 염 증성 장질환과 유사하게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생 물학적 제제 등을 통해 진행한다.

 

젊은층에 많이 발생하는 염증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연도별 환자수 추이 (출처/ 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연도별 환자수 추이 (출처/ 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보 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수는 2015년 52,838명에서 2019년 70,324 명까지 늘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 대는 20대로 총 13,635명(19.39%)이었다. 또한 10~30대 는 20,525명으로 약 44.13%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 (43,135명)이 여성(27,189명)보다 많았다. 연령대와 성 별을 모두 고려했을 때 발병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20대 남성으로 9,280명(13.20%)이었다.

▲연령별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수(2019년 기준)
▲연령별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수(2019년 기준)
▲크론병 환자수 변동 추이
▲크론병 환자수 변동 추이

  특히 크론병의 경우 20대를 비롯한 10~30대 젊은 층 의 비율이 유독 높았다. 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환자수가 가장 많은 연령 층은 20대로 5,561명(34.64%)이었다. 20대와 30대 환자 수를 합치면 9,617명(59.9%)에 달한다. 이처럼 젊은층의 발병 비율이 높지만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연세대 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이하 천 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식습관 과 생활환경이 서구화되면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 정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크론병을 겪고 있는 대학생 C(22) 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궤양이 악화돼 장에 구멍이 났고, 수 술까지 받아야 했다”라며 “몸에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불안해진다. 코로나19 역시 불안하게 하는 요소”라고 전했다.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심리적 문 제도 겪고있는 것이다.

▲10만 명당 염증성 장 질환 발병률 (출처/ 심평원 보건의료빅데 이터개방시스템)
▲10만 명당 염증성 장 질환 발병률 (출처/ 심평원 보건의료빅데 이터개방시스템)

 

전문의 “효과적 치료 위해 최적의 ‘생물학적 제제*’ 사용돼야”

 

  염증성 장질환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명 확한 치료법 또한 없는 상황이나,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 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 교수는 “임상시험 결 과가 좋은 생물학적 제제가 차세대 치료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살아있는 생물을 재료로 만든 치 료제로 면역항체 · 혈액성분 등을 이용한 의약품이나 백신이 그 예다. 생체유래 물질은 체내 작용 과정에서 독성 · 감염성, 혹은 생물학적 작용을 일으키기에 화학 물질로 된 의약품과 차별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제제는 우리 몸속 면역반응이 잘못된 작동을 일으키도 록 지시하는 물질을 관리한다. 기존 약제와 달리 염증 경로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아직 100% 완치 단계까 지 이르지는 못했으나 기존 치료법이 별 효과가 없는 환 자에게 높은 반응확률을 보인다”라고 했다.

  다만 현재 생물학적 제제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비급여 대상으로 환자는 치료를 위해 고액의 치 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장연구학회에서 2019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시행한 국내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환자 439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은 월평균 약 18만 원, 연평균 약 200만 원의 진료비(외래진료비+약제비) 를 지출하고 있었다. 천 교수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아직 생물학적 제제 사용에 대한 국내 보험급여 방침이 최신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하는 진료 지침을 반영하지 못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라며 “대표적인 예가 수술 후 재 발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이다. 한창 활동적 이고 생산적인 나이에 발생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 의 개인적인 고통과 경제적 손실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 라, 사회적 관점에서 최선의 치료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경희대학교 염증성장질환센터 이창균 교수는 의학지『MEDIPANA』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환자에 게 생물학적 제제를 다 사용할 수는 없다. 질병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들을 선별해 조기에 생 물학적 제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전문가 대부분 이 공감하는 상황이다”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계 를 거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약제들이 많고, 이런 이유로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생물학 적 제제는 고가 약제다보니 비용 효과성을 고려할 필요 가 물론 있지만,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 자들을 적절히 선별해 조기에 강력한 항염증 치료를 시 작해야만 사회 · 경제적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 다”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표적 치료 제의 일종

 

복합적 예방관리 필요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건강 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 교수는 “식 습관 ·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와 꾸준한 치료는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흡연과 음주는 염증성 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끊는 게 좋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약을 함부로 끊는 것도 위험하다. 대한장연구학 회는 △40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 발병한 환자 △흡연자 △깊은 궤양을 보인 환자의 경우는 재발위험성이 높으 므로 약제를 끊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천 교수도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 악화와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 가 많다. 그래서 평생 관리가 중요하다. 증상이 개선되 고 상태가 안정화되더라도 치료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 야 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 졌다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해온 환자들에 비해 재발률이 높고 재발까지 걸리는 기간도 짧아진다”라고 전했다.

 

  결국, 염증성 장질환은 초기에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 하다. 만약 염증성 장질환이 의심되거나 우려된다면 유 튜브 ‘대한장연구학회(이전명 장건강톡톡)’ 채널을 참 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염증성 장질환 관련 전 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이를 참고해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대한장연구학회 유튜브 채널
▲대한장연구학회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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