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 된장을 알리는 유미경(식영 79) 동문을 만나다!〈10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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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된장을 알리는 유미경(식영 79) 동문을 만나다!〈1073호〉
  • 김정세 수습기자
  • 승인 2020.06.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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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옹기로 가득 찬 방에서 진행된 유미경 동문 과의 인터뷰에서는 된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엿보였다. 된장을 알리는 삶을 사는 유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식품영양학과에서 파주까지, 그리고 그 이후

 

  Q. 우리 대학 식품영양학과(당시 영양식품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성적에 맞았고, 제 자신도 식품영양학과를 찾았던 것 같아요. 그때는 식품영양학과가 많지 않았어요. 식품을 가업으로 한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식품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바 라서 왔던 것 같아요. 먹는 것은 평생 해야만 하는 일인 데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면서 식품을 잘 알게 됐고, 관 심을 갖게 됐어요.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올 수 있는 것도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졸업 후 한국 벤처 농업대학에 입학하셨는데, 특 별한 계기가 있나요?

  바로 한국 벤처 농업대학에 진학한 것은 아니고, 대 학을 졸업하고 10년 정도 다른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햄버거같이 온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보고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러다가 식품영 양학과에서 콩이 완벽한 음식이라고 배웠던 것이 떠올 랐죠. 인터넷에서 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을 알게 됐고, 더 조사하던 중 콩으로 만드는 된장에 흥미가 생 겼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정보를 모으기만 했는데, 어 느 순간 전자 상거래를 통해 된장을 알려야겠다는 생 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책을 통해 전자 상거래를 공부 했고, 인터넷 된장 가게인 코푸드를 시작했어요. 그런 다음에 2003년 쯤 한국 벤처 농업 대학을 알게 됐고, 식 품과 벤처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입학하게 됐어요.

  Q. 인터넷 된장가게, 코푸드를 운영하시다가 문을 닫 으셨어요.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된장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되기보다 잘 알리 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였어요. 삼행시 이벤트나 리뷰 이벤트를 열기도 하면서 열심히 운영해서 사람들은 많 이 모았지만, 정작 된장을 파는 것에는 미숙했던 것 같 아요. 코푸드를 운영하고 3년 동안은 사정이 조금씩 나 아졌지만, 사업은 결국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인데 신용카 드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까지 몰리니까 그때서야 된장 을 알리려고 했던 초기의 제 목적과의 괴리를 느꼈어요. 그래서 문을 닫았죠.

  Q. 코푸드 사업을 그만두고 『우리 콩, 세계로 나아 가다』와 『된장 인사이드』 책을 출판했는데, 갑자기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업의 문을 닫고 제가 경험했던 것과 알고 있는 것을 책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콩이라는 전공은 없잖아요. 농업, 육종, 가공, 영양을 하는 사람 들이 콩을 보는 것이지, 콩을 전공하는 것은 아니니까 요. 그래서 2007년에 사람들에게 콩에 대해 알리기 위 해 『우리 콩, 세계로 나아가다』를 썼어요. 그러다가 2 년 후 된장에 대해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람 들이 된장을 궁금해할 것 같아 『된장 인사이드』를 쓰 게 됐어요.

  Q. 이후 기자로도 활동하셨는데 어떻게 기자 생활 을 하셨나요?

  사실 어린 시절에도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기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구체적으로 있던 것 은 아니었어요. 예전에 한국콩연구회 소속의 한 박사님 을 찾아 대전에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사무실에 야생 콩이 박제된 동물처럼 건조돼 걸려 있었는데, 그게 콩 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증거라고 하시던 것이 기억 이 나네요. 이후 그 박사님의 권유로 한국콩연구회에 가입하게 됐고, 한국콩연구회 소식지에 글을 쓰는 기자 가 됐어요. 코푸드를 운영하던 당시에 약 스무 곳의 된 장 가게를 취급했었는데, 그때 어떤 가게는 어떤 콩의 품종을 사용하고, 메주는 언제 쑤고, 장은 언제 담고 하 는지와 같은 콩과 된장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돼서 이런 정보를 잘 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남 편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된장 농원을 다니기도 했죠. 여러 사람을 찾아가며 취재하기도 하고, 콩을 이용한 음식을 취급하는 맛집을 다니기도 했어요. 그때 사람에 대해 50, 60편, 음식점에 대해서 50, 60편 가량의 기사를 썼던 것 같아요.

  Q. 이후 콩세계 과학관 추진위원을 맡아서 어떤 일 을 하셨나요?

  당시 한국콩연구회의 목적은 콩 박물관을 짓는 거였 어요. 하지만 박물관은 만들기가 오래 걸리니 일단 인터 넷상에서 먼저 만들기로 결정했죠. 제가 한국콩연구회 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사이버 콩 박물관이 열려 있었 어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된장 가게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제가 보기에는 사이트에 부족한 점이 많아서 가끔 조언을 해줬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버 콩 박 물관의 운영을 맡게 됐죠. 나중에는 총무 역할까지 수 행하기도 했어요. 과학관이 지어진 2014년까지 일했는 데, 전시 콘텐츠에 올릴 교수들의 업무 성과들을 모으 는 것도 제 역할이었어요.

  Q. 이어 된장 학교를 운영하셨는데, 설립하게 된 계 기와 목적이 무엇인가요?

  콩세계 과학관이 지어진 2014년도 이후, 이제 뭘 할까 고민하다보니 프레시안의 인문학습원에서 운영하는 막 걸리 학교라는 곳이 눈에 띄었어요. 막걸리 학교가 있으 니 된장 학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래서 음식 문화 학교를 운영하던 선생님에게 된장 학교 를 세우자고 제안했어요. 된장 학교도 인문학습원과 비 슷한 형태로 운영되길 원해서 된장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 영양학적인 접근, 먹는 방법 등을 커리큘럼에 넣 었죠. 마지막에는 꼭 된장 농원을 방문하는 것을 커리 큘럼에 넣었어요. 코푸드를 운영하면서 좋은 된장 농원 을 많이 알게 된 덕분이었죠. 된장 학교는 봄 학기, 가을 학기에만 진행해서 3년 동안 총 6번만 운영됐어요. 그런 데, 마땅한 공간이 없어 막걸리 학교의 공간을 빌려 프 로그램을 진행한 적도 있을 만큼 어려움이 많았어요.

  Q. 파주장단콩웰빙마루 장류사업도 기획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이었나요?

  된장 학교를 3년 운영한 뒤에는 콩과 관련된 6차 산업 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신문을 보다가 경 기도에서 공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제가 전국의 된장 업체를 많이 아는데, 파주에는 장단 콩이라는 좋은 콩이 있음에도 된장 농원이 없더라고요. 여기에 된장 농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6차 산 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당시 공모 기간이 4일 밖에 남지 않았었는데, 코푸드를 운영하던 시절에 알던 공무원에게 연락을 했어요. 공모전에 파주는 어떻게 참 가하는지를 묻자 공무원의 대답이 시원찮더라고요. 그 래서 제가 생각하는 것을 말했더니 공무원이 저를 파주 로 불렀어요. 직접 파주에 가서 논의한 후에 그 아이디어 로 공모전에 참가했고, 경기도에서 100억 원을 지원받았 어요. 그걸 계기로 파주장단콩웰빙마루에서 2년을 일했 어요. 저는 외부인이기 때문에 일은 공무원들이 해야 했 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다보니 주민들 설 득에 실패하기도 하고, 된장 농원을 열려고 했던 곳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나오는 바람에 공사가 늦춰 지기도 했어요. 제가 파주장단콩웰빙마루에서 나오고 1 년이 지난 올해에야 처음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네요.

  Q. 마지막으로 현재 유 동문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파주에서의 일이 잘 끝나는 게 중요했는데, 지지부진 했어요. 제가 조금 더 잘 했으면 하는 후회가 남네요. 제 가 할 수 있었던 일들, 제가 할 수 없었던 일들도 있었어 요. 파주장단콩웰빙마루는 정말 잘하고 싶은 일이었어 요. 그곳에서 된장 학교도 운영하고 싶었고, 된장 농원 도 운영하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지금에 와서는 나이도 있으니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 을 돕고 싶어졌어요. 그러던 와중에 된장을 굉장히 잘 만들면서도 잘 팔지는 못하는 회사들이 눈에 띄었죠. 그중 한 회사의 사장님은 제가 그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기를 바라지만, 저는 여러 사람들을 돕고 싶기 때문 에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가 가진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 스마트 스토어에 된장을 런칭하는 것을 도와주려고 해요.

 

유미경 동문이 들려주는 된장 이야기

 

  Q.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된장은 어떤 의미가 있을 까요?

  제가 들었던 말 중에는 어린 시절에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외국 음식을 먹고 자라도 25살 정도가 넘자 된장찌 개를 먹게 됐다는 말도 있었어요. 그만큼 우리나라 사 람들의 영혼에 새겨진 음식이 된장인 것 같아요.

  Q. 된장에는 어떤 효능이 있나요?

  우선은 항산화효과를 뽑을 수 있겠네요. 산화가 사 실은 노화라고 할 수 있는데 된장이 가진 항산화효과는 특출나요. 우리가 마시는 산소 중에 2% 정도는 활성 산 소가 되는데, 이 활성 산소가 DNA와 세포를 공격하면 서 염증이 생기고 병이 든다고 해요. 그런데 된장에는 그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성분이 있어요. 된장이 숙성될 수록 항산화물질이 많아져요. 그렇게 생각하면, 된장이 노화 방지에 효능이 있고, 동의보감에 나온 것처럼 염 증을 없애는 것에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네요. 암을 막 는 효과도 있죠.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약된장’이 과 학으로도 증명된 거예요.

  또 하나는 면역 작용이에요. 우리 몸에 유용균이 많 을수록 병이 없는데, 메주를 만들 때 메주의 겉에는 곰 팡이가 있고 안에는 세균이 있어요. 그리고 장을 만드 는 과정에서 효모가 살아나요. 세계의 미생물을 다 이 용해서 만든 마지막 작품인 거죠. 이 과정에서 살아남 은 유용균을 우리가 먹는 거예요. 이를테면 이소플라본 이나 레시틴 등의 기능물질을 얻을 수 있어요. 호주에서 이소플라본을 약품으로 제조한 적이 있었는데, 이  약에서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된장에서는 나타나 지 않았어요. 또한 우리 뇌의 세포막 60%가 레시틴으로 구성되는데, 식품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중 레시틴이 많이 함유된 것은 동물성 음식과 콩으로 만들어진 음식 이에요. 그리고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제가 요즘에 관 심을 두는 분야인데, 된장이 숙성될수록 가바라는 물질 이 늘어난대요. 이 가바를 먹으면 우리 몸속에서 신경 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Q. 우리나라엔 된장이 있고 일본엔 미소 된장이 있 는데요,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일본의 미소 된장을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장이 고구 려 시대에 넘어갔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장 을 담그는 것은 같아요. 하지만 장은 두 달 정도 숙성시 켜야 하는데, 일본은 대체로 우리나라보다 습해서 우리 나라와 같은 방식으로 장을 만들면 썩게 돼요. 북쪽은 반대로 너무 건조해서 장이 부스러지고 미생물이 잘 자 라지 못해요. 그래서 1900년대 초 일본 학자가 장을 만 드는 기술을 개량했어요. 우리나라의 장에는 여러 복합 미생물들이 어우러져 있는데, 일본은 장을 만들 때 나 오는 핵심 물질인 노란곰팡이를 추출해서 빨리 된장을 만드는 법을 개발했어요. 그게 미소 된장이에요. 노란 곰팡이 때문에 일본의 미소 된장에서는 감칠맛이 나고, 우리나라의 장은 깊은 맛을 가지고 있는 거죠.

 

유미경 동문이 말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된장'

 

  Q. 대학생들이 된장과 관련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모든 음식에 된장을 써보려는 시도가 중요한 것 같아 요. 장은 소금이 가진 염도의 4분의 1, 5분의 1 정도래요. 그걸 생각하면 장으로 소금을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아 요. 요즘 유행하는 저염식인 거죠. 하려고만 하면 어떤 음식이든지 시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Q. 된장을 사면 주로 냉장고에 보관하고는 하는데, 장독대를 보면 된장은 상온에 보관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자취하는 사람이 된장을 쉽게 보관하기에 좋은 방법이 있나요?

  파는 된장에는 주로 방부제가 들어있어요. 회사에서 는 냉장 보관을 하라고 하지만 그 방부제 때문에 상온에 놔도 별 문제가 없을 거예요. 저는 된장에 방부제를 넣 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파는 된장은 방부제 덕분에 상온에 놔두든 냉장보관하든 문제는 없을 것 같 아요. 문제는 전통 된장인데, 전통 된장도 옹기 속에 오 래 있을수록 항산화물질, 갈색 물질이 많이 만들어져서 산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오래된 된장일수록 갈 색 물질이 많이 만들어지니까 상온에 놔둬도 상관없게 되는 거죠.

  Q. 앞에서 된장 농원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대학생 들이 방문하기 좋은 된장 농원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추천하자면 가까운 안성의 서울 농원을 추천하고 싶 어요. 제가 책을 쓰면서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제일 처 음 생긴 된장 농원이 1980년대 양평의 수진원이고 안성 의 서울 농원이었어요. 그리고 강원도 정선의 메주와 첼 리스트라는 곳도 있어요. 저는 그중에서 안성의 서울 농원을 추천하고 싶지만 관심만 있다면 크든 작든 어디 에 가도 좋을 것 같아요.

  Q. 유 동문과 유사한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된장을 만들 수도, 팔 수도 있겠지만 혼자 하기는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웃소싱이라는 형태로 일을 시작했어요. 드림팀처럼 역할을 나누는 협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앞서 했던 사람의 발자취를 보며 꿈을 조금씩 확장시켜나가야 해요.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것처럼 계 획이 중요해요. 꿈도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를 세우고 앞 서 나갔던 사람을 보며 자기 꿈을 구체화해야 해요. 모두 가 다 아는 말이지만, 이 말 속에 답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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