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에서 소통을 배워 배려와 공감의 추석이 되기를 <1060호>

2019-09-08     명대신문

민족의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하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심지어 추석 연관 검색어로 ‘스트레스’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풍성하고 즐거워해야 할 추석이 이젠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특히 취준생에게 더 그렇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친척 어른들의 잔소리 때문이다. “취업은 했니?”, “졸업은 언제 하니?”, “살 좀 빼야겠다”, “아무개는 대기업에 취업했다더라” 이러한 질문을 친지 모임에서 받았을 때 사실 취준생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실제로 작년에 취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0명 중 5명이 이번 추석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불참 이유로는 ‘친지들과의 만남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워(43.8%)’가 1위로, ‘현재 나의 상황이 자랑스럽지 못해서(35.3%)’가 2위로 꼽혔다. 그렇다면 친척 어른들의 안부와 덕담이 취준생에겐 왜 잔소리와 참견으로 들릴까? 커뮤니케이션학에선 이를 소통의 실패, 즉 불통이라 칭하며 그 원인을 해독의 차이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화자의 경우 취업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취업 관련 질문(encoding)을 했어도 청자의 경우 이를 참견으로 또한 부담으로 해석(decoding)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났기에, 최근 취업난이 심각하기에 친척 어른들은 취업 얘기를 건넸지만 취준생에겐 그러한 얘기가 상처의 언어로, 세대갈등의 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특성이 있기에, 불통은 어찌 보면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불통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 자세다. 서로가 잘 알아도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서로가 잘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위로와 배려의 대화가 오고 가, 세대 간 풍성한 소통의 장이 열리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