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언제까지 월세의 늪에 허덕여야 하는가 <1053호>

2019-03-31     오채현 (정외 17) 학우

필자의 친구는 보증금이 없는, 월 45만 원짜리 학교 앞 고시원에 산다. 친구의 고시원은 두 명이 들어가기에 버거울 정도였고, 화장실은 환기를 할 수 없어 문을 열어놓고 살아야한다. 그리고 그 곳은 일명 ‘방 쪼개기’를 한 곳이어서 방음도 잘 되지 않았다. 친구의 방을 방문한 뒤,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어서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생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 식, 주가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대학생들에게 월세의 늪은 너무나도 깊다. 구 평균보다 대학 주변 월세가 가장 높은 곳인 이화여대는 3.3㎡ 당 월세가 12만 4천원으로 서대문구 평균 7만 3천 원보다 69.4%가 비싸다. 그렇다고 하여 기숙사 입주 실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대학생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주택, 행복기숙사, 교내 기숙사, 청년전세임대주택 등이 생겨났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서울권 4년제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17.2%였다. 우리 대학은 재학생 7,096명 중 860명을 수용하여 전체 학생의 12.1%만이 기숙사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기숙사는 입주할 수 있는 숫자가 한정되어 있고, 거리점수와 성적을 합산하여 합격자를 가려내다 보니 학생들이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들여 원룸으로 내몰리게 된다. 

한국장학재단이 추진하는 성동구 일대의 기숙사 건설은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5년째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임대업자들은 기숙사가 들어서면 공실률이 높아져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공실률이 높다고 하여 시세를 낮추는 것도 아니다. 임대업자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숙사 건립을 반대한다 해서 공실률이 낮아지는지는 의문이다. 전국 26개 대학 기숙사 신축 전후 원룸 월세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과 임대업자 사이의 공생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학생들과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대학 인근 월세비 상한 규정’과 같이 어느 정도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기숙사 건립 역시 양쪽 의견을 반영하여 허가를 낸 다음, 공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지도 · 감시가 필요하다. 어느 한 곳이라도 방관한다면 앞으로도 주거난 문제는 계속 될 것이다. 필자는 주거난 문제가 해결되어 대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삶을 오늘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