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7호]마루타는 이미 충분하다

2018-04-08     명대신문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과 관련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2022학년도 부터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포함시킨 것과 더불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안내문에 2019학년도부터 수능 최저 학력 기준 폐지를 권장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학 입시의 풍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수능을 포함한 대학 입시는 매해 바람 잘 날 없었다. 언어영역이 국어영역으로 변경되는가 하면, 한국사 영역이 추가 되고, A형 B형으로 나뉘었다가 없어지는 등 모든 입시생들이 자신을 마루타 학번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지속됐다. 이 때문에 미리 준비했던 것들이 무산되거나, 재입시를 치룰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번에도 반대는 심하다. 입시업체인 유웨이중앙교육이 운영하는 유웨이닷컴에서 고교 회원 5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8.7%가 ‘교육부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 정책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학과 및 학교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교육부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문제는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상황과 맥락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당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남발된다고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피해는 입시 당사자들이 고스란히 받게 된다. 교육은 장기적으로 멀리 바라보아야할 사항이다. 그리고 그 교육에서 수능은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수능의 잦은 변화, 학생들의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