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글, 자체검열 필요하다

2017-11-20     .

어느 덧 한 해가 저물고, 우리대학의 봄 도 새 출발을 준비하는 시기가 왔다. 각 캠 퍼스를 대표하는 총학생회부터, 단과대와 학과를 대표하는 학생대표까지 결정되는 선거철이 돌아온 것이다. 그만큼 학우들의 이목도 집중 되고 있다. 여느 선거나 그렇 겠지만, 이번 선거는 유독 말이 많다. 행실 논란으로 자연캠의 총학생회 선본이 사퇴 하는가 하면, 인문캠 사회과학대에서는 두 선본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벌이다 한쪽이 사퇴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익명의 온라인 장 을 통해 소비되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페이 지 ‘대나무숲’의 등장은 학내 정치에 있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무관할 만큼, 많은 일에 소비되고 있다. 대자보처럼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1인 시위처럼 자신을 드러 낼 위험부담도 적다. 무엇보다 글자 몇 개만 업로드하면, 그 어떤 방식보다 파급력이 세 다는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학내 고발이나 이슈는 항상 이 ‘대나무숲’을 통해서 퍼진다. 선거 기간의 대나무숲에는 당연히 후보
자를 둘러싼 목소리가 가득하다. 그것이 칭 찬이든 비판이든, 토론할 수 있는 장이 생겼 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고, 잘못 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 다. 문제는 그 글의 신뢰도다. 그런 종류의 글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아니면 말고’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 는 제보자 개인의 자체 검열이 꼭 필요하다. 자신이 쓰는 글의 파급력을 인지하고, 스스 로 검열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