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과 우리 대학

2017-11-06     .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 다. 종교 개혁은 1517년 10월 31일 독일 비 텐베르그 대학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가 당 시 부패한 로마 카톨릭 교회의 면죄부 판 매 행위를 비판하며 시작되었다. 그는 구원 은 개인의 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의 은혜와 이에 대한 믿음으로 가능하다는 요지를 담은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그 교회 문에 부치면서, 오늘날의 개신교를 태동시켰다.
종교 개혁 500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 기 독교 대학인 우리대학도 그 뜻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기독교 대학 으로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 결코 우리의 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우리 됨은 하 나님의 은혜에서 출발하지만, 동시에 이런 믿음이 우리 삶 속에서 실천되지 못한다면 그 믿음은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500년 전 루터가 종교 개혁을 주창할 때 하나님 은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그 이면에는 동시에 기독교적인 신앙에 기반한 실천 없 이는 그 믿음이 공허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자칫 은혜와 믿음만을 강조하여, 기독교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도 된다는 면 죄부를 준 것은 아니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대학도 기독교 대학으 로서의 소명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점검 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은혜와 그에 따른 구원의 역사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우리들끼리만 공유하지 말고, 이를 세상 에 널리 알리는 실천의 삶에 진력해야 한 다. 그렇지 않고는 우리가 구원받지 못한 자와 왜 구별되는지를 말할 수 없게 될 것 이다. 이는 타인을 차별하라는 의미는 아 니다. 오히려 구별된 믿음을 실천하자는 제언이다. 이것이 어쩌면 기독교 대학으로 진정 추구해야 할 특성화 정책이다. 기독 교 믿음을 따르고, 공유하며, 그리고 세상 을 봉사하는 리더십을 교육하는 것이 우 리의 소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렇지 않으면 우린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혹시 잃을까 무서워 땅에 묻어 두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책망 받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