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의 경쟁력, ‘연구’에서 시작하자

한국 대학의 경쟁력, ‘연구’에서 시작하자

2015-10-11     명대신문

한국 대학의 경쟁력, ‘연구’에서 시작하자

 

지난 7일, 30여 년간 대학을 평가해온 미국의 US뉴스&월드리포트가 글로벌 최고 대학 750곳의 순위를 발표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영국의 타임스고등교육(THE)이 지난 9월 30일 발표한 세계대학 순위에서 서울대만이 유일하게 100위권에 들었기에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은 했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모든 대학들은 세계 10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서울대가 105위, 카이스트 184위, 포스텍 197위로 그나마 200위권에 3개 대학이 들었다. 그 외에 성균관대 231위, 연세대 260위, 고려대 280위, 한양대 432위, 경북대 457위, 이화여대 465위, 경희대 515위의 순으로 나타났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한국의 모든 대학들이 작년에 비해 순위가 대폭 떨어졌다는 점이다. 순위가 오른 곳은 없었다. 물론 평가 범위가 확대되고 평가지표의 비중과 가중치가 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주요 지표인 각 대학의 연구 실적에 대한 세계적, 지역적 평판과 출판물 수 등의 항목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닌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데이터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결과는 아시아권에서 일본 도쿄대가 31위, 베이징대 41위, 싱가포르 국립대 49위, 칭화대 59위, 홍콩대 64위, 싱가포르 난양공대 74위, 교토대 86위, 중국 푸단대 96위로 서울대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과 입학정원 감축을 무기로 대학구조조정평가를 오랫동안 주도해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이번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의 존재 이유는 연구 성과를 통한 교육의 질 향상과 사회적 기여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는 무시한 채 천편일률적이고 일방적인 잣대로 대학의 정체성을 획일화하는 현재의 구조조정 방식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우물 안 개구리만을 양산할 뿐이다. 대학으로서는 현실적으로 교육부의 정책을 따르지 않을 수 없지만, 대학 본연의 책무인 연구를 등한시해서는 초‧중‧고교의 인성교육과 기업의 실무교육과 견주어 아무런 경쟁력도 존재 이유도 없고, 정체성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