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루를 지켜낸 사람들, 〈100일의 거짓말〉 〈1161호〉

2026-11-08      원유정(정외 24) 학우 
▲(출처 / 티빙)

1932년 경성. 누군가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감춘다. 드라마 〈백일의 거짓말〉은 일제강점기라는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각자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주인공 이가경은 그저 평범한 삶을 꿈꾸던 사람이었지만, 독립운동을 위한 밀정이라는 위험한 임무를 맡으며 전혀 다른 세상에 발을 들인다. 살아남기 위해 거짓된 신분을 유지해야 하는 그는 매 순간 두려움과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사토 히데오와의 관계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서로 다른 목적을 품고 만난 두 사람은 경계와 의심 속에서도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한편 유소란과 유필립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채 독립이라는 신념을 지키며 살아간다. 이들에게 독립운동은 거창한 이상이기 이전에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약속일 것이다.

앞으로는 이가경과 히데오가 서로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 중요한 갈등으로 이어진다. 사랑과 신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 두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또한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어쩌면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거창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두려워도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도 다시 일어서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오늘을 살아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누군가의 하루는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으로 지켜졌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루에 하루를 지켜낸 사람들의 시간이 모여 역사가 되었다. 〈백일의 거짓말〉이 앞으로 그려낼 백일의 끝에서 우리는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