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의 부름, 역사의 응답 : Call of Duty 〈1161호〉

2026-11-08     홍영빈 편집위원

지난 23일,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4'가 출시되어 국내 스팀 인기 순위 정상에 빠르게 올랐다. 국내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이나 전쟁처럼 집단적으로 트라우마가 남는 경우에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적 콘텐츠로 소비될 때면 기필코 논쟁의 중심에 선다. 논쟁은 주로, 어떤 이유로 비극적 사건 연상시켰는가? 아픔을 경시하는 것인가? 비극적인 사건을 문화로 소비가능한가? 등의 여러가지 물음표를 던진다. 그러나 콜 오브 듀티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 한국전쟁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러시아의 비밀조직으로부터 비밀무기를 입수한 북한의 강경파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2차 한국전쟁을 일으키는 것으로 플레이된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한국의 골목들과 시대에 발맞춰 벌어지는 드론전, 야전, 특수전 등 고도로 발전된 무기 체계부터, 북한의 주석궁을 쓸어버리는 결말은 소비자에게 트라우마보다는 오히려 성취감을 내어준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고 했던가? 혹자는 말한다. 한국전쟁이 게임의 소재가 된다는 이물감은 이제 없고 전쟁은 이미 발발했으며 수많은 게이머들이 기꺼이 참전중이라고.

만일 그렇다면 더이상 '한민족, 평화, 통일'이라는 단어가 북한에서도 남한에서도 떠오르지 않는 오늘날, 미래의 한국전쟁을 다루는 콜 오브 듀티에서 우리는 무엇을 인지해야하는가. 결국 소재로 다뤄도 되는가의 정당성을 넘어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지우는지,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경계는 어디인지, 전쟁이라는 것을 어떤 경험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는 소비자의 몫이다. 한국전쟁이 게임의 소재가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무뎌졌다면 이제 논쟁의 초점은 소재의 적절성에서 재현의 방식과 그 영향으로 옮겨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