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가 쓴 '경찰'이라는 탈 〈1160호〉
지난 4일, 서울시 동대문경찰서에 근무하던 20대 경찰관 A씨가 불법 성착취 영상이 공유되는 탤레그램 채팅방에 영상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경찰이 되기 전에도 동종 사건으로 수사 받은 전력이 있지만, 당시 재판에 넘어가지 않고 수사가 종료되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과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음에도 경찰에 임용됐다는 점에서 경찰 공무원 채용 절차의 허점이 들어난다.
지난해 12월, 부산경찰청은 성착취 영상이 공유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 잠입수사해 영상 유포자를 추적해왔다. 유포자를 쫓던 경찰관 B씨는 약 10개월의 수사 끝에 A씨를 검거할 수 있었고, A씨는 2024년에 경찰에 입직한 뒤로도 약 2년간 범행을 이어간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경찰공무원은 시험 합격과 신체·적성 검사, 면접의 절차를 거쳐 최종 임용된다. 경찰공무원법의 임용 결격 사유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나 특정 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됐을 때의 임용이 취소된다.
그러나 기소유예는 전과 기록이 남지 않기에 임용 결격 사유에서 제외된다. 이에 A씨는 과거 동종 범죄로 수사 받은 이력이 있어도, 임용 전 신원 조회 시 나타난 자료가 없었기에 경찰 임용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 채용 과정에서 기소유예 전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지난 6일,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경찰공무원의 직무 특성을 고려해 관련 법령 개정을 경찰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직업이다. 경찰이라는 위치에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이 들어와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기소유예가 곧 범죄자의 유죄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검증 절차가 충분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호 받아야할 시민,
이제 누구에게 기대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