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앞에서 진지해지는 법 〈1160호〉

2026-10-11     채연우 사회문화부 정기자
채연우ㅣ사회문화부 정기자

이번 학기도 이번 호를 포함해 어느덧 네 번째 발행이다. 개강호 기자수첩을 쓰던 게 정말 엊그제 같다. 마감일마다 긴 밤을 지새우며 날이 밝아오는 것을 지켜보곤 했지만, 돌이켜보면 지나온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르게 흘러갔다.

이번 1160호 인물 기획을 취재하며 명대신문에서의 시간을 먼저 지나온 박정환 기자를 만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라는 직업이 지닌 무게감을 체감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정을 쏟아부은 경험담들은 나에게 큰 위로이자 동기부여가 되었다. 마감에 쫓기며 지새운 밤, 어렵게 청해 들은 인터뷰이의 한마디, 수없이 고쳐 가다듬은 문장들이 언젠가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을 것이라는 내 막연한 생각에 무게를 실어줬다.

한 호를 마칠 때마다 곧바로 다음 기사에 대한 부담이 이어지고, 때로는 막막해지는 순간도 찾아온다. 특히 긴 호흡의 기획 기사를 작성할 때면 늘 더 힘에 부치고 어렵게 느껴진다. 사실 필자는 글 앞에서 지나치게 진지해지는 것을 꺼리는 편이지만 취재를 하고 기사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문득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다. 내 생각과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은 마음, 기사를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커질수록 스스로의 부족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지난 네 번의 발행을 거치며 처음 기사를 쓸 때와 지금의 내가 같지 않다고 느낀다. 어쩌면 기자로서의 성장은 특별한 순간보다 이렇게 매번 부족함을 마주하고, 다시 고민하며 한 문장씩 채워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은 두 번의 발행을 앞두고 마음이 더 무겁고 힘에 부치는 것도 결국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인 것 같다. 누군가 내 글을 다시 펼쳐보았을 때 글 뒤에 숨은 노력이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며 내 글을 단단하게 채워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