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경고에서 회복으로... 배움의 길을 잇다 〈1160호〉
대학생에게 성적은 단순한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일정 기준 이하의 성적을 받으면 학사경고가 부여되고, 반복될 경우 수강신청이나 학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공부 방법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전공과 진로에 대한 고민부터 대학생활 적응, 심리적 어려움까지 학생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다.
이에 대학은 학사경고자에 대한 사후 관리에 머물지 않고,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회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넓혀왔다. 본지는 우리 대학의 학사경고 제도와 학습지원 체계를 살펴보고, 학우들은 이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나아가 학사경고 이전 단계의 학생과 반복적으로 학사경고를 받는 학생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짚어봤다.
제재를 넘어 지원으로
① 경고에서 예방으로 넓어진 학사관리
학사경고는 학업성적이 일정 기준에 미달한 학생에게 부여하는 조치로, 구체적인 성적 기준과 후속 조치는 대학마다 다르게 규정된다. 과거에는 학사경고를 통해 학생에게 성적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고, 학사경고가 누적된 학생을 제적하는 등 사후 대응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대학은 반복되는 학사경고와 중도 탈락을 막기 위해 경고 이전 단계부터 학생의 어려움을 살피는 방향으로 학사관리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러한 흐름은 대학이 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을 평가하는 대학기관평가인증 기준에서도 나타난다. 대학기관평가인증은 2011년부터 '성적우수자 및 학사경고자에 대한 조치'를 준거에 포함했으며, 이후에는 학사경고를 줄이기 위한 예방 프로그램도 실적으로 인정했다. 현재는 학사경고자뿐 아니라 학업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 체계까지 평가하고 있다.
② 우리 대학의 학사관리 체계
우리 대학은 당해 학기 평균평점이 1.50 미만인 학생에게 학사경고를 부여한다. 학사경고자는 소속 단과대학 및 학부·학과·전공을 통해 특별지도를 받으며, 경고 횟수에 따라 상담 주체와 후속 조치가 달라진다. 1회 학사경고자는 주임교수 또는 담임교수와 상담하고, 2회 연속 학사경고자는 소속 단과대학장과 상담한다.
3회 연속 학사경고자는 제적 대상이 된다. 다만 학칙 시행규칙 제14조에 따라 학사경고로 제적된 학우도 제적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별도의 심사를 거쳐 재입학할 수 있다.
한편 우리 대학은 학사경고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평균평점이 2.0 미만인 학생을 학업관리대상자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인문학사지원팀(팀장 김학진)의 오철호 과장(이하 오 과장)은 "우리 대학은 학사경고 이전부터 학생을 지원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학생이 자신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마련된 지원, 학우들에게 어떻게 닿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험은 학사경고자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본지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양캠 학우들을 대상으로 KSDC DB를 통해 '학사경고 및 학업지원에 대한 학우 인식 조사'(이하 설문)를 진행했으며, 총 218명이 응답했다. 본지가 '대학 생활 중 학업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느낀 경험이 있는지'를 묻자 '자주'에 65명(29.8%), '가끔'에 106명(48.6%)이 응답해 전체의 78.4%가 학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를 복수 응답이 가능하도록 묻자 △'공부 방법'에 95명(36.8%) △'전공 적성 및 진로 고민'에 68명(26.3%) △'시간 관리'에 63명(24.4%) △'대학생활 적응'에 23명(8.9%) △'기타'에 9명(3.5%)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학사경고자의 학업부진 원인을 직접 보여주는 결과는 아니지만, 학우들의 학업 부담이 여러 요인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① 공통 지원부터 맞춤형 지원까지
우리 대학의 학사경고자와 학업관리대상자에 대한 학습지원은 교수학습센터(팀장 이규연, 특임교수 박성민, 이하 박 교수)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수학습센터는 기본적인 학습 정보를 안내하는 동시에 학생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자 '학습부진 ZERO'(이하 ZERO)를 운영하고 있다. ZERO는 △학습역량 진단 △학습지원 프로그램 △재학생 학습 동기 향상 프로그램 '3M+'(이하 3M+) △이후 학업 상태 확인 등 4단계로 구성된다.
우선 학습역량 진단 단계에서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학습역량진단검사' 참여를 안내한다. 학우들은 검사를 통해 자신의 학습역량 수준을 점검하고, 학습 과정에서 강점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다.
진단 이후에는 학습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업과 대학 생활에 필요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한다. 강의 구성은 학기마다 일부 달라지며, 지난 학기에는 △마음건강 콘텐츠 △비교과 프로그램 탐색 △주요 학사제도 안내 △재학생의 학습법 특강 등 총 5개의 강의가 운영됐다. 학사경고자는 모든 강의를 필수로 이수해야 하며, 미이수 시 다음 학기 수강신청 가능학점에서 3학점이 감축된다. 다만 학업관리대상자는 미이수에 따른 학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본지는 설문에서 '학사경고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우들에게 '학교의 상담이나 학습지원이 학업 지속에 도움이 됐는지'를 물었다. 총 15명 가운데 '도움이 됐다'에 6명(40%), '도움이 되지 않았다'에 9명(60%)이 응답해 엇갈린 평가가 나타났다. 이어 서술형 문항에서 '온라인 강의를 의무 이수하는 게 부담이 컸다', '학습지원보다 학교 적응을 도와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드러냈다. 다만 응답자 수가 적어 전체 학사경고자의 인식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이 가운데 3M+는 ZERO의 심화 단계로, 개별 학생의 학습 특성과 어려움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핀다. 참여자들은 초기 상담 내용과 'MLST-Ⅱ 학습전략검사' 결과를 토대로 학습컨설턴트에게 1:1 상담과 학습컨설팅을 받으며, 학생의 요구와 상담 결과에 따라 최대 3회까지 추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3M+를 수료한 A 학우는 "상담을 통해서 수업에 결석하는 버릇을 고치게 되어 저번 학기부터 출결 점수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상담 과정에서 학습지원 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학생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교내 부서로 연계한다. 구체적으로 △수강이나 학적 등 학사제도 문제는 학사지원팀이나 소속 대학 교학팀으로 △심리적 어려움은 학생상담센터의 중·장기 상담으로 △진로·취업 문제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의 상담 및 프로그램으로 연계한다.
② 프로그램 이후의 학업을 살피다
학사경고자 지원은 프로그램 이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후 학생이 학업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경우 필요한 지원으로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수학습센터는 프로그램 이수자의 학기별 성적을 통해 학업 회복 정도를 살피고 있으며, 학습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도록 독려하고자 성적향상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성적향상장학금은 3M+ 참여자를 대상으로 직전 학기 대비 평균평점 향상 폭에 따라 1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지급된다. A 학우는 "성적향상장학금을 계절학기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학점 복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교수학습센터는 프로그램 이수 현황과 상담 참여 결과, 만족도 등을 바탕으로 운영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학업위험군 학생에 대한 지원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학생의 학습전략뿐 아니라 대학생활 적응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까지 파악하기 위해 3M+에 'CAT 대학생활적응력검사'를 추가해 기존 'MLST-Ⅱ 학습전략검사'와 함께 실시하고 있다.
학사경고를 받게 된 배경에 따라 필요한 지원도 달라질 수 있다. B 학우는 "급작스러운 가족 사정으로 학업 자체를 이어가기 어려워, 학업 관련 지원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학사경고를 받는 사유에 따라 학습 지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지원 방향에 대해 오 과장은 "학업부진의 원인을 학습 방법에만 한정하지 않고, 학생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필요한 경우 교내 관련 부서로 연계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도록 상담 이후 학습계획의 실천 과정과 추가 지원 필요 여부도 확인하는 방향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학업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응
우리 대학은 단과대학 및 재학생 수요조사 결과를 반영해 기존 학사경고자 대상 학습지원 프로그램의 참여 범위를 학업관리대상자까지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학업관리대상자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학습지원을 원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으며, 학사경고가 반복되는 학생에게는 보다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본지는 설문을 통해 지원 대상과 방식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설문에서 '학사경고 예방을 위한 지원 대상의 범위'를 물은 문항에 학우들은 △'평균평점 2.0 미만'에 98명(44.9%) △'평균평점 2.5 미만'에 76명(34.9%) △'평균평점 3.0 미만'에 19명(8.7%) △'참여 희망 여부' 24명(11%) △'기타'에 1명(0.5%) 순으로 응답했다. 이어 '학사경고가 반복되는 학생에 대한 별도 지원의 필요성'을 묻자 전체 응답자의 79.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별도 지원으로 △'맞춤형 학습지원'에 66명(38.1%) △'정기적인 학업 상태 확인'에 55명(31.8%) △'전문상담 연계'에 32명(18.5%) △'상담 횟수 확대'에 15명(8.87%) △'기타'에 5명(2.9%)의 학우가 의견을 보였다.
본지는 학사경고 이전 단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거나 반복 학사경고자를 별도로 지원하는 타 대학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 대학의 향후 지원 방향을 모색해봤다.
① 홍익대, 학사경고 이전부터 지원
홍익대학교는 직전 학기 평균평점이 1.75 미만인 학생에게 성적경고를 부여하고, 1.75 이상 2.0 이하인 학생을 성적경고 위험자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적경고 비대상자까지 지원하는 '홍익투게더'를 운영하고 있다. 홍익투게더는 직전 학기 평균평점이 3.0 미만인 학부 1∼3학년 재학생 등이 자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참여 학생은 직전 학기 평균평점이 3.5 이상인 재학생과 함께 10주간 총 16시간의 교과목 튜터링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성적경고 대상자가 아닌 학생에게도 예방적 학습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 과장은 "학업관리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학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성적만으로 학생의 지원 필요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대학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역량 진단과 학습법 특강 등 기존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② 숭실대, 반복 학사경고자 집중관리
숭실대학교는 학사경고 횟수에 따라 지원을 강화하는 '전문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학습혁신팀은 학사경고자를 대상으로 1:1 학습코칭과 학습전략 워크숍을 운영하며, 상담팀은 심리검사 및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학사경고자는 수강신청 학점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 전문상담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며, 학사경고를 1회 받은 학생은 1회, 2회 받은 학생은 2회 이수해야 한다.
또한 학사경고를 2회 이상 받은 학생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학사팀 담당자와 추가 면담을 진행하고, 관련 프로그램에 2개 이상 참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학습부진 ZERO를 통해 학업 상태를 확인하고, 3M+를 통해 1:1 상담과 학습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반복 학사경고 학생의 특성과 학업상태 변화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고, 상담 및 진단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학습지원 프로그램이나 교내 전문 지원으로 연계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은 학업관리대상자 제도와 다양한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학사경고 이전 단계부터 학생들의 학업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과 상황이 학생마다 다른 만큼, 지원 대상의 범위를 넓히는 것뿐 아니라 개별 학생의 특성에 맞는 도움과 지속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앞으로는 기존 지원 체계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받고, 학업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방식을 꾸준히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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