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국익은 누구의 전쟁에 있는가 〈1158호〉

2026-09-13     명대신문

지난 2월부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우리 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해협의 안정이 우리 경제와 직결되는 만큼 청와대는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방안으로 군사적 기여를 언급했다. 그러나 중요한 수송로라는 사실이 곧 파병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정부가 검토하는 전력으로는 항행 안전을 지원하는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란은 한국이 자국에 맞서는 행동을 하면 직접적인 군사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가 항행 지원을 목적으로 내세우더라도, 이란이 이를 미국·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돕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역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한미동맹 역시 파병을 당연한 선택으로 만들 수는 없다. 미국은 한국에 중동으로 군사적 자원을 전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에 응한다면, 한국이 자국 선박을 보호하려는 독자적 결정이라고 설명하더라도 이란은 미국 편에 선 참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동맹의 요청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위험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파병에 반대하는 것이 호르무즈의 중요성을 외면하자는 뜻은 아니다.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와 외교적 긴장 완화, 국제적 비군사 공조 등 먼저 검토할 수단은 있다. 원유 수송로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이란과 적대 관계를 맺고 장병을 군사적 위험에 노출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한다. 전쟁에 뛰어드는 것만이 동맹에 대한 책임도, 국익을 지키는 방법도 아니다. 강대국의 요구를 따르기에 앞서 파병의 필요성과 위험을 따지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 역시 주권국가의 책임이다.

동맹의 요구가 우리 장병을 전쟁터로 보내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