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1158호〉
페스트
알베르 카뮈
코너스톤
"사랑하는 것에서 돌아설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돌아서 있습니다."
카뮈의 이름이 멋있기 때문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책의 내용보단 실존주의와 카뮈라는 두 단어가 내겐 더욱 중요했었다. 그렇기에 페스트라는 제목은 나의 삶과 무관해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은 지 2년이 지났을 즈음 문득 “그래서 실존주의랑 코로나랑 무슨 상관인데?” 라는 관심이 생겨, 나는 페스트를 펼쳐보았다. 『페스트』는 1940년대 '오랑'에서 벌어진 전염병 사태와 이에 반항하는 오랑 시민의 모습을 다룬 소설이다. 시민들을 조명하여 `페스트'라는 이름의 막막함과 무기력함이 찾아왔을 때, 그들의 대응방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카뮈는 어떤 생각을 전하고 싶었는지 알려준다.
카뮈는 부조리란 “인간은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세계는 그에 대해 끝내 침묵하는 모순적 상태” 라 말한다. 페스트는 그러한 부조리의 역할을 이행한다. 어떠한 해답도 주지 않은 채 자유를 통제하고 소중한 이를 앗아간다.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부조리를 헤쳐나간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니 인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희생하는 것만 같다고 느껴졌다. 나에게는 그런 초인적인 용기가 없기에 절망감이 느껴질 지경이였다. 그때 나는 랑베르에 눈길이 갔다. '랑베르'는 프랑스의 신문기자이고, 오랑 시의 이방인이다. 그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분히 노력한다. 도시를 떠날 방법을 찾은 후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는 자원봉사를 돕길 선택하며 오랑시에 남기로 결정한다. 랑베르는 결코 가족을 만나고 싶지 않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가족을 만나고 싶었기에 도시에 남았다. 그는 본인의 선택을 “떳떳함”이라 불렀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는 자원봉사를 택한다. 나는 랑베르가 참 멋있었다.
군대에 있다보면 외로울 때가 있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 배려와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역을 한 이후에 이런 사회만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할때면 침울해진다. 하지만 랑베르를 보며 꿈을 가지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랑베르 같은 사람이 되기로. 리외처럼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랑베르는 할 수 있다.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고 믿거나, 믿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페스트를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행동하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모두 랑베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