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죽인 악플러, 이번엔 잡혔지만… 〈1081호〉

〈에픽하이,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2020-11-30     명대신문

♬난 악플이 제일 무서워

편히 잠들 수 없어

난 이제 알지

악플 잡긴 어려운 일~♪

 

 평소 우울증을 앓던 대학생 A 씨는 평소 대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수차례 힘든 심경을 고백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이 A 씨의 게시글에 ‘죽을 거면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 ‘말로만 죽는다 어쩐다 하더니 결국 안 죽고 살아있는 거 봐’라는 내용의 악성 댓글, 즉 악플을 달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8일, A 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유서에는 ‘악플을 단 인터넷 이용자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유족 측에서는 A 씨의 게시글에 악플을 단 작성자 B 씨를 모욕죄로 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커뮤니티 운영업체 에브리타임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했고, 결국 지난 11월 24일, B 씨를 모욕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악플 작성자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해당 악플의 캡처 이미지 △구체적인 게시 장소 △게시 날짜와 시간 △내용 등을 정리해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 피해를 입었음에도 절차가 복잡해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당장 이번 사례에서도 경찰은 B 씨를 특정 하기 위해 에브리타임을 압수수색해야만 했다. 누구나 익명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 상 악플을 작성한 가해자를 특정하는 과정은 복잡하며, 최악의 경우 가해자를 잡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가해자 특정 절차의 간소화가 아니다. 절차의 간소화도 필요하지만, 익명 뒤에 숨어 악플을 다는 문화부터 고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