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던져진 화염병은 〈1081호〉

2020-11-30     김태민 기자

 지난 26일 새벽, 철거 문제를 놓고 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이 시작됐다. 사랑제일교회가 위치한 장위10구역은 지난 2010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측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 82억 원의 7배가 넘는 563억 원을 요구했고, 조합 측은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5월 14일, 재개발조합이 승소하면서 인도집행이 가능해졌다.

 이에 재개발조합은 사랑제일교회 측에 해당 부동산을 넘겨달라고 요구할 수 있으며, 거부당할 경우 강제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강제 집행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모두 무산됐다.

 지난 26일 진행된 명도집행은 세 번째지만 결과는 변함없었다. 서울북부지방 법원 진행인력 500여명이 명도집행에 나섰지만 신도 40여명이 교회 안에서 화염병을 던지거나 몸에 휘발유를 뿌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도들은 집행 인력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교회 길목에 버스 등 차량을 세워두고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으며, 버스 위에 올라타 휘발성 물질이 든 것으로 보이는 통을 들었고, 옆에서는 화염방사기로 불을 내뿜었다. 이 과정에서 진행인력 20여명 등이 다치기도 했다. 결국 명도집행은 7시간여 만에 중단됐다. 이에 경찰은 수사 전담팀을 꾸려 불법 행위를 신속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 속에서 신도들이 철거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에 눈길이 간다. 지난 8월 19일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땅값 수준의 공탁금으로 교회 전체를 빼앗긴다는 생각에 성도들은 죽음으로 교회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라고 철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교회 측은 감정 보상금의 7배가 넘는 563억 원을 요구했는데 “1958년도 영락교회에서 세운 교회로 역사성이 있는 곳인데다 교회를 옮기면 교인이 줄기 때문에 새 교회를 지금보다 크게 지어야 한다”라며 건축비 명목으로 358억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의 강력한 행동에는 강한 의문이 남는다. 이들의 반대 투쟁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들이 화염병과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하면서 지키고자 했던 것은 교회인가, 돈인가. 그들이 그날 던진 화염병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