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시대 속 다양함이 살아 숨 쉬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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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 속 다양함이 살아 숨 쉬는 영화
  • 이재희
  • 승인 2010.04.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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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쨍하고 해 뜰 날

편주. 워낭소리를 기억하세요?

2009년 1월에 개봉해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영화 <워낭소리>를 아는가. 6개의 개봉관에서 상영을 시작한 영화 <워낭소리>는 점차 상영관을 늘려 개봉 20일이 채 안되었을 땐 관객 10만 명을 동원했고,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때에는 이미 100만 명을 돌파해 독립영화사상 유례없이 300만 관객을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외국 유수 영화제에서 20여 개의 상을 받은 영화 <똥파리>나 <소명>, <낮술>, <여행자> 등 2009년에는 다양한 출품작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여기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바로 ‘독립영화’다.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고, 세상 뒤에 감춰진 이면을 살펴볼 수 있는 독립영화. 그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아이콘) 독립영화란 무엇인가

꼭지1. 보지 못한 곳을 환하게 비춰주세요
독립영화로 떠나보는 여행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독립영화

독립영화의 사전적 정의는 ‘기존 상업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제작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독립영화의 전부일까? 독립영화 배급ㆍ수입ㆍ제작을 담당하는 ‘인디스토리INDIESTORY’ 곽용수 대표이사(이하 곽 대표)는 “기본적으로 독립영화에서 독립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며 “독립영화는 작가의 의도가 영화 속에서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곽 대표는 “‘독립영화가 어떤 것이다’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영화가 시대를 많이 반영하는 만큼, 시대에 따라 독립영화도 변하기에 정의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1920년대에는 전위영화(1920년대 유럽에서 시작된 초현실적인 내용의 실험영화)가 독립영화의 주류를 이뤘던가 하면 오늘날에는 개인이나 동호회 등을 통해 후원과 제작이 이루어지는 영화를 말하기도 한다. 곽 대표는 “1970~80년대 독립영화는 주로 민중영화적인 성격을 드러내지만, 1990년대 이후의 독립영화는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 되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근에 주로 등장하는 독립영화 주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곽 대표는 “타인과의 차이, 차별, 갈등 등을 주제로 그린 영화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며 “젊은 층에서는 취업이나 경제와 관련한 주제를 많이 다루기도 한다”고 말했다.

 

흥행하기는 했어도…….

영화 <워낭소리>와 <똥파리>가 작년 한 해 흥행하기는 했지만, 곽 대표는 “독자층이 확대되는 등의 효과는 사실 없다”며 “다만, 독립영화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독립영화가 무엇인지 정도는 알게 된 정도”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물론 이외에도 독립영화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꺼리던 분위기가 비교적 완화되는 효과는 있었다. 곽 대표는 “그래도 흥행한 영화 덕분에 독립영화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2의 워낭소리’는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힘들단다. 일단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독립영화전용관이 부족하다는 것. 곽 대표는 “상영관도 부족하고, 존재하던 상영관마저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다”며 “영화는 대중적인 코드와 대중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영화 <워낭소리>를 상영하던 때보다 현재 상영관은 더 줄었다”면서 “그때만큼 관객과 소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에서 지역극장까지 포함한 독립영화 상영관은 2~3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

기대했던 혹은 기대해볼 독립영화

곽 대표는 “영화적인 힘을 고려해 봤을 때 기대해 볼 수 있는 작품은 영화 <경계도시2>정도가 되겠다”며 “영화 <경계도시2>는 <워낭소리>와는 다르게 정치적인 소재를 가지고 접근한 영화이지만 다큐멘터리라는 힘이 관객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난 2월에 개봉했던 영화 <이웃집좀비>에 대해 곽 대표는 “2천만 원의 저예산 영화였음에도 공포영화에 재미를 많이 곁들인 영화라 기대가 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가수 윤하가 출연한 영화 <이번 일요일에>도 있다. 곽 대표는 “영화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일본 영화와의 교류나 협력에 초점을 둔 영화”라고 평했다. 오는 22일에 개봉할 예정인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은 록Rock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에 대해 곽 대표는 “음악과 삶, 그리고 낙천적인 성격이 담긴 영화”라며 “웃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평했다.

곽용수대표.JPG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이사

 

시와 같고 풋풋한 느낌, 그 이름 독립영화

이러한 독립영화에 대해 학우들의 생각은 어떨까. 인문캠 영화 동아리 ‘스크린’ 소속 이원우(경영 04) 학우는 “독립영화는 대부분 짧지만 주제가 뚜렷하고 명확한 것이 장점”이라며 “상업영화가 재미있는 소설 같다면 독립영화는 시와 같다”고 독립영화에 대한 느낌을 표현했다. 자연캠 영화 동아리 ‘필름아트’의 김성환(신소재 05) 회장은 독립영화에 대해 “상업영화보다는 거친 느낌이 들 때가 많지만 영화마다 그 느낌은 다르다”고 말했다. 또, 김성환 회장은 “기억에 남는 독립영화는 2004년에 개봉한 단편 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풋풋한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독립영화가 한 때 주목받다가 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듯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워낭소리_포스터.jpg◁ 영화 <워낭소리>

다큐멘터리, 한국, 78분

개봉: 2009.1.15

등장인물: 최원균, 이삼순, 최 노인의 소 등

  경계도시2_포스터.jpg◁ 영화 <경계도시2>

다큐멘터리, 한국, 104분

개봉: 2010.3.18

등장인물: 송두율, 정정희 등

  이웃집_좀비_포스터.jpg◁ 영화 <이웃집좀비>

공포ㆍ코미디, 한국, 89분

개봉: 2010.2.18

등장인물: 홍영근, 김여진, 하은정 등

  이번_일요일에_포스터.jpg◁ 영화 <이번 일요일에>

드라마, 일본, 105분

개봉: 2010.3.4

등장인물: 윤하, 이치카와 소메고로 등

 
필자: 이재희 기자 jella1007@mju.ac.kr


아이콘) 독립영화 감독과의 만남

꼭지2. 세상을 삼켜버려라!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백승화 감독을 만나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에 출연하는 주된 등장인물은 로큰롤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우주에서 왔다는 인디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자칭 전설의 막장 인디밴드라고 부르는 ‘타바코쥬스’다. 2009년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저예산 장편영화에 수여하는 ‘후지필름 이터나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12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한때 예고편에 등장하는 타바코쥬스의 리더이자 보컬인 권기욱 씨는 ‘나루토 아저씨’라는 별명과 무한 패러디를 낳았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은 바로 ‘타바코쥬스’의 드러머 백승화 감독. 드러머로 활동하던 그가 손에 카메라를 든 이유는 무엇일까. 본기자도 손에 ‘카메라와 펜을 들고’ 백승화 감독을 만나봤다.

 

백승화 감독이 손에 카메라를 든 이유

백승화 감독은 계원예술대학 애니메이션 학과를 졸업하면서 ‘잊고 싶은 작품’으로 기억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잘자, 좋은 꿈 꿔>를 졸업 작품으로 제작해 본 바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곧 백승화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내가 갈 길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했고, 상업영화의 현장 스태프나 조연출 등 영상과 관련한 일을 꾸준히 해왔다.

밴드도 2004년부터 꾸준히 해 왔다. 백승화 감독이 소속한 밴드 ‘타바코쥬스’는 인천에 있는 ‘루비살롱’에서 공연하는 홍대 인디밴드다. 백승화 감독은 “원래 ‘루비살롱’의 문화를 주로 다루면서 ‘아름답고 교훈적인’ 내용으로 영화를 제작해 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 와중에 인천영상위원회 영화제작지원사업에 당선돼 영화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던 도중 백승화 감독은 ‘아름답고 교훈적인’ 내용을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지금의 영화처럼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그러므로 결론은 “뭐, 특별한 계기로 시작한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다 보니 백승화 감독은 애초에 “개봉을 생각에 두고 촬영한 작품도 아니었고, 예산도 부족했기에 혼자 카메라 들고 돌아다니면서 찍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의 제작기간은 1년 반 정도. 결심한 것은 하나였다.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는 만들지 않으리라”

 

왜 하필 두 밴드냐고? ‘그냥 아~무 이유 없어’

“그런 게 록밴드는 아닌데…….”

백승화 감독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록밴드나 로큰롤은 아는 사람들만 안다. 백승화 감독은 “특히 우리나라에는 록밴드에 대한 선입견이 많다”며 “록밴드하면 지하실에서 라면을 먹으며 배고프지만 음악을 해야 하는 사람들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기획 의도는 “그동안 제대로 된 인디밴드 영화도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록밴드에 대한 사람들의 시대착오적인 생각 등을 바로잡아 보자”라는 거다.

하지만 왜 하필이면 영화 속 밴드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쥬스’였을까. 백승화 감독은 “당시 루비살롱에서 활동하던 밴드가 바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쥬스’였다”며 “두 밴드에게 캐릭터를 처음부터 부여할 생각은 없었는데 찍다 보니 캐릭터가 뚜렷해지더라”고 설명했다.

 

술자리 촬영이 어려워… 영화 촬영 협조받는 과정 속 에피소드도

영화를 제작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백승화 감독은 “술자리를 촬영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촬영해야 하니까 술도 못 먹고, 먹게 되면 촬영이 귀찮아지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2차나 3차 정도는 돼야 ‘등장인물’들의 본 모습이 나오니까 기다리다가 지치곤 했다”고 말했다.

‘찍지 말라’는 소리도 여러 곳에서 들었단다. 백승화 감독은 록페스티벌을 촬영하러 갔는데 프레스증이 없어서 촬영하지 못하자 어디에선가 프레스증을 잠깐 얻어와 촬영했다며, 결국은 걸려서 끌려 나간 일화를 들려주었다. 주변 사람들도 ‘그거 찍어서 뭐하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그래도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2년 전에 자신들이 활동한 모습을 보며 신기하게 생각하더라”면서 “다큐멘터리의 묘한 매력을 여기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영화가 완성될 무렵 예고편이라고 올린 동영상을 바탕으로 ‘나루토 아저씨’라는 수많은 패러디가 속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당사자였던 권기욱 씨는 컴퓨터가 없어서 정작 모르고 있었다고. 어느 날 야구장을 갔는데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아이들이 싸인 해 달라고 몰려왔더라고 한다. 이에 백승화 감독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오히려 지금은 즐긴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대학생들이여, 잘 놀아라!

백승화 감독은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는 일도 음악이든 영화든 모두 돈 되는 일은 아니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아서 일을 하다 보면 돈이나 명예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므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로큰롤도 정의를 내려보자면 ‘잘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실은 힘들지 몰라도 무대 위에서만큼은 거침없고 즐거운 것처럼, 여러분도 하는 일을 즐겨 보라”고 덧붙였다.

  반드시크게들을것_포스터(가로).jpg◁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다큐멘터리, 한국, 95분

개봉: 2010.4.22

등장인물: 갤럭시 익스프레스, 타바코쥬스 등

  백승화_감독.JPG

  △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백승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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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루토 아저씨’ 패러디(출처- 네이버)

필자: 이재희 기자 jella1007@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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