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문명이 잠든 곳, 라틴아메리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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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문명이 잠든 곳, 라틴아메리카(1)
  • 이재희
  • 승인 2010.03.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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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안데스 문명부터 잉카 문명까지 숨겨진 보물찾기
 

편주. ‘라틴아메리카’하면 “…”떠오르나요?

라틴아메리카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안데스, 아마존 강, 원주민, 스페인 침략……. 떠오르는 단어가 많지 않다. 우리는 ‘세계화를 통한 지구촌 시대’를 말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통한 생활 모습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무역교류를 성사시켜 이윤을 창출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비즈니스 영어를 배우려는 노력에만 급급하다.

이번 라틴아메리카 기획을 준비하면서 잉카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해 보려고 고등학교 시절에 배우던 세계사 교과서를 펼쳐봤다. 잉카와 마야를 비롯해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역사 서술은 한 장 분량도 채 되지 않았다. 세계 역사는 교과서 속에서 서구와 강자 중심으로 흐르고 있었다. 관심을 두고 찾아보지 않는다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잉카와 안데스 고대 문명. 그 속으로 본기자가 찾아 가 봤다.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현재

꼭지2. 한국 속에서 꿈틀거리는 라틴아메리카

세계사 교과서만 달달 외운 봉남이가 머리를 긁적인다. 아무래도 모르겠다. 잉카 제국은 들어봤는데 차빈, 나스카, 모체, 와리 제국… 라틴아메리카 안데스 지역에 존재했던 문명이란다. 생소하기만 하다. 봉남이에겐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라틴아메리카,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현재로서는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한ㆍ중남미협회 이상국 사무차장(이하 이 사무차장)과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우석균 교수(이하 우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라틴아메리카를 연구하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 사무차장은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한국과 페루 간의 언어나 문화를 비교하는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라틴아메리카를 연구하는 학자가 적다보니 중등교육과정 교과서에도 비중 있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관심이 필요해!

라틴아메리카 지역과 한국은 1990년대부터 교류를 시작했다. 현재는 라틴아메리카 지역과의 무역을 통해 연간 벌어들이는 수입만 200억 달러 이상이란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수출 효자국’으로 불릴 정도다. 그러나 국내에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저조하다. 이에 이 사무차장은 “일방적인 수출은 현대판 제국주의나 다름없다”며 “필요에 의한 교류만 할 것이 아니라 인적ㆍ문화적 연구와 교류가 필요한 때”라며 “이것이 한ㆍ중남미협회가 설립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라틴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 새로운 지역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필요하다”며 “평소 역사만화, 역사시리즈 등을 접할 때에도 틀린 사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읽는다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속 라틴아메리카는 지금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ㆍ중남미협회는 오는 6월에 열리는 ‘14차 한ㆍ중남미 비즈니스포럼’을 준비 중이다. 한ㆍ중남미 비즈니스포럼은 한국과 중남미 간에 열리는 가장 큰 국제세미나로 한국과 중남미 국가의 석학이 참가해 문화와 경제 등을 주제로 논의하는 행사다. 이 외에도 한ㆍ중남미협회에서는 매월 한ㆍ중남미 이슈를 놓고 주요인사와 함께 월례포럼을 진행하는 등 국내 연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는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인문한국지원사업(HKHumanities Korea Project)’에 선정되었다. 라틴아메리카 연구소에서는 ‘트랜스라틴’이라는 웹진을 발행하고 있으며 지난 11월까지 총 10호를 발행했다. ‘트랜스라틴’은 중남미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읽을 수 있도록 중남미와 관련한 시사, 문화예술 등을 다루고 있다. 또, 라틴아메리카 관련 자료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ㆍ중남미협회와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는 이번달에 한국어와 스페인어로 구성된 포털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우 교수는 “한국어로는 중남미 학술자료와 중남미 문화 등을 살펴볼 수 있고, 스페인어로는 한국의 문화나 정치, 경제 등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차장은 “중남미 교민과 한국인이 서로의 국가를 알아가며 인적ㆍ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꼭지2. 퀴즈로 알아보는 역사

OㆍX로 살펴보는 라틴아메리카. 그 오해와 진실

 

안데스 고대 문명 = 잉카 문명?! (X)

국립중앙박물관 김문영(26) 도슨트(이하 김 도슨트)는 “잉카 문명이라고 하면 안데스 지역의 고대 문명을 일컫는 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엄밀히 말하면 잉카제국은 15~16세기에 100년 정도 존속한 왕국이므로 잉카 문명이 고대 안데스 문명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ㆍ중남미협회 이상국 사무차장(이하 이 사무차장)은 “안데스 고대 문명과 잉카 문명을 이해하려면 먼저 지리적 위치와 기후에 따라 다양한 문명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안데스 지역에서 대표적인 문명으로는 사막기후와 함께 지상회화로 유명한 나스카(100BCE~600CE), 흙을 이용한 건축ㆍ도자기 문화가 발달한 치무(1300CE~1470CE)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우 교수는 “저지대와 1500m~2000m지대, 3000m이상 고산지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명을 비교적 고루 통합한 것은 차빈(1000BCE~400BCE)이 최초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지역을 완벽 장악한 것은 잉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오래 전부터 교류 흔적이 보인다?! (O)

2007년 12월 21일, 배재대학교 손성태(스페인어ㆍ중남미학) 교수는 ‘우리 민족이 중남미의 아즈텍 문명과 잉카 문명을 건설했다’며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근거로는 “문장구조, 조사, 개별단어 등의 측면에서 아즈텍 문명을 건설한 부족의 언어인 나와틀Nahuatl어와 잉카 제국을 건설한 부족의 언어인 케추아Quechua어에 우리말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날- nal △오다- wala △가다- ga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이 사무차장은 “근거 없는 해석은 아니”라며 “실제로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은 빙하기에 식량을 찾아 한국ㆍ일본ㆍ몽골 등에서 건너왔다는 설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의 무덤형태가 우리나라의 초기 신라의 무덤 형태와 비슷하다는 점, 몽고반점이 있다는 점, 주어ㆍ목적어ㆍ동사로 이루어지는 형태가 비슷하다는 점 등은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지역이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잉카 제국이 멸망하게 된 원인은 하나다?! (X)

김 도슨트는 “잉카 제국이 멸망하게 된 원인에 대해 아직도 확실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멸망하게 된 배경에는 한 가지 원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복합적인 사건이 작용해 멸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잉카가 제국을 건설할 당시 주변 세력을 무리하게 흡수해 이에 원한을 가진 피정복자가 많았다”며 “원한을 가진 세력이 스페인 군대와 협력했고 그 과정에서 잉카 왕이 포로로 잡혀 지위체계가 무너지면서 내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이 사무차장은 “철기 문화가 없었던 잉카에 스페인 군대가 가지고 들어온 칼과 총, 대포와 같은 신무기는 그 자체로 두려움을 유발했을 것”이라며 “성병이나 천연두와 같은 병이 서양으로부터 유입되자 그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없던 원주민들이 다수 사망한 것도 멸망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11 신 모양 얼굴 거울.JPG
 

△아이아파엑 장식 거울- 나무로 만든 모체시대의 거울이다. 앞면에는 거울이 감입돼 있었으나 현재 남아있지 않으며, 뒷면에는 모체의 주신으로 창조신, 삶과 죽음의 신, 전쟁 승리의 신 등으로 상징되는 ‘아이아파엑(Ai-Apaec)’의 얼굴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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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을 든 올빼미 신- 모체 시대의 의례용 토기로 인간 형상을 한 올빼미 신을 표현했다. 모체 신화에서 올빼미 신은 밤ㆍ어둠ㆍ지혜ㆍ성직자ㆍ사자들의 신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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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푸(결승문자)Quipu- 잉카시대 유물로 수를 기록하기 위해 매듭을 묶은 새끼줄이다. 16세기 무렵 스페인 사찰단의 질문에 잉카 수장이 키푸를 보면서 답한 적 있고, 스페인 인들이 키푸를 전문적으로 해석하는 ‘키푸 카마욕’으로부터 숫자 이외의 정보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각각의 색과 매듭에 특정한 의미가 있어 언어와 유사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1.펠리노신목걸이.JPG
 

△펠리노신 목걸이Necklace with feline pendant- 안데스 고대 문명이 형성되던 시기였던 차빈문화의 유물로 펠리노 얼굴 모양의 펜던트가 달려있다. 안데스 고대인들은 땅ㆍ하늘ㆍ지하 세계를 현실의 동물들로 신격화 하였는데, 재규어ㆍ퓨마와 같은 펠리노는 땅의 힘을, 독수리ㆍ콘도르와 같은 새는 하늘의 힘을, 뱀ㆍ거미는 지하의 세계를 상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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