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현실, 대학 5학년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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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현실, 대학 5학년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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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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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미루는 대학생 점차 늘어

흔히 재수생을 ‘고등학교 4학년’이라 부른다. 대학교에도 ‘5학년’이 있다. ‘대학 5학년’은 취업 등의 이유로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을 말한다. 최근에는 ‘대학 5학년은 필수고 6학년은 선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장기화된 청년실업과 취업문제를 ‘안고 사는’ 대학생들이 있다. 대학 5학년의 현실에 대해 명대신문이 알아봤다.

늘어나는 대학 5학년
정규학기(8학기)를 초과해 9학기 이상 재학하는 대학생을 일컫는 ‘대학 5학년’은 대학가에서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요즘에는 ‘NG족’(No Graduation, 취업할 때까지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구인구직 전문 사이트 알바몬이 대학생 4학년 1천 7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3.8%가 ‘취업하지 못하면 졸업을 미루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건국대학교의 경우 ‘대학 5학년’이 2007학년도 1백 50여 명에서 2009학년도 3백여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연세대학교는 2년 사이 8백여 명에서 1천여 명까지 늘었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대학 내 4학년 학생 비율은 지난 10년 사이 18.8%에서 23.1%까지 높아졌다. 5학년 학생들도 학적 상으로는 4학년으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5학년이 늘고 있다는 말은 호들갑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사정은 어떨까. 인문캠은 담당자의 부재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자연캠은 4학년 학생 1천 7백여 명 중 ‘5학년’은 40여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연캠 학사지원팀 김주민 팀원은 “5학년 학생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매년 비슷한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5학년’이 된 이유
대학 5학년이 되는 데는 금전적인 부분과 시간에서 부담이 따른다. 5학년이라는 압박감까지 부담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등록금 같은 물리적인 부담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도 크다”며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취업이 안된다면,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졸업 예정자들이 졸업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쿠르트 경력개발연구소 연구위원인 충남대학교 이선희 교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 그리고 소위 말하는 ‘스펙’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며 “졸업을 해도 실업자라는 생각에 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이선희 교수는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것은 확실하지는 않다”며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졸업을 미루는 것에 대해 우리대학 4학년 학우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졸업을 유예(9학기 이상 재학)할 의향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36%가 ‘있다’고 답했다. 대상 학우 중 3분의 1이 ‘대학 5학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취업과 관련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22명 △졸업학점을 채우거나 필수강좌를 듣지 못해서- 9명 △학업을 계속하고 싶어서- 3명 △기타 순이었다. ‘졸업예정자의 신분이 졸업자의 신분보다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57%가 ‘그렇다’고 답해 상당수의 학우들이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함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많은 학우들이 ‘취업시 나이, 성실성 등을 고려해 재학생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또, ‘학교에서 졸업유예자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62%의 학우가 ‘예’라고 답해 학교 차원의 대학 5학년을 위한 보호책이 필요함을 알렸다.
이 외에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는 이유에는 대학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이나 서비스에 관련된 것도 있다. 졸업생일 때 보다는 재학생일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에서는 대표적으로 도서관 이용에서 졸업생과 재학생이 차이를 보인다. 재학생은 7권을 2주일간 대출할 수 있는 반면, 졸업생은 2권을 7일까지 밖에 대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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