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딱 한잔만 마셔봐!- 3주 동안 술 끊고 살아보기
대학문화에 있어 술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 배움터부터 MT는 물론, 시험이 끝난 후 어김없이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술’이다. 처음에 3주 동안 술을 끊고 살기로 했을 땐 별로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들을 만날 때나 신문사 회식, 공연 후 회식 등 잦은 술자리 속에서 그 유혹을 뿌리치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삼겹살, 치킨 등을 먹을 때면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지난 5일, 인문캠 본관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1st Music Day’에 필자는 공연자로 참가했다. 공연이 끝난 후 밴드멤버들과 가진 회식자리에서 혼자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친구들이 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친구들은 “야! 그냥 한잔해!”, “어떻게 삼겹살에 소주를 안 마실 수 있냐?”면서 필자를 놀려댔다. 치킨을 먹을 땐 “치킨엔 콜라야, 치콜~ 치콜~”이라며 놀리는 신문사 동기가 얄밉기만 했다. 그럴 때면 3주만 지나면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마셔야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끊고 살아보기’가 끝난 후 자의반, 타의반 끊기기 직전까지 마셨다!)
하지만 처음엔 힘들었던 생활이 점차 익숙해져 갔다. 술을 끊고 살아보니 장점도 굉장히 많았다. 우선 늘 아침 기상과 함께 찾아 왔던 두통이 씻은 듯 사라졌고 숙취로 인해 ‘좀비’가 되는 아침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신기한 것은 술을 끊고 3주 동안은 1교시 수업에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술에 취해 잠이 들면 알람소리도 못 듣고 1교시 수업은 으레 결석이나 지각을 밥 먹듯이 하던 필자였다. 스스로가 놀라웠다. 또, 거울을 볼 때면 왠지 모르게 화산처럼 거칠었던 피부가 조금은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술 없이 사는 생활도 할 만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한편으론 그동안 참 술독에 빠져 살았단 생각도 들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술자리는 외롭기 그지없지만 술을 끊고 사는 것도 살만하다. 비록 어제 술을 마신 필자의 주장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