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잊기까지- 담배 끊고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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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잊기까지- 담배 끊고 살아보기
  • 관리자
  • 승인 2009.11.2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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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잊기까지- 담배 끊고 살아보기
 

청천벽력이었다. ‘밥은 굶어도 흡연은 필수’였던 내게 담배를 끊으라는 기획이 떨어진 것이다. 본 기자는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버렸다. 그래도 차마 라이터는 버리지 못했다. 담배 끊고 산지 1주차에 접어들었을 때 어김없이 밥을 먹고 ‘식후땡’을 그리워하던 찰나였다. 무심결에 빈 담뱃갑을 걷어찼는데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 조심스레 담뱃갑을 주워 안을 살펴보니 담배가 들어있었다. 정확히 16개. 하지만 나의 환희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옆에는 편집장 선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장 선배는 바람과 같은 속도로 담뱃갑을 가로채 담배 한 개비, 한 개비를 가위로 잘게 잘라 버렸다!

2주차 토요일, 신문 조판의 무료함을 견딜 수 없던 필자는 바람 좀 쐬러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바닥에 담배꽁초 하나를 발견했다. 내적갈등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끊고 살아 보기냐 담배냐’ 고민하고 있을 땐 이미 흡연을 하고 있었다. 비록 두 번 밖에 연기를 내뿜지 못했지만 그래도 살 것 같았다. 끊고 살아보기는 이미 실패한 마당. 찝찝한 마음으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데, 아래서 지켜보던 편집장 선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리곤 내 옷과 손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더니, 흡연을 추궁하는 것이 아닌가. 연이은 심문에 나는 결국 실토했다. 이 사건으로 본 기자는 취재비를 반납해야 했다.

며칠간은 담배를 피고 싶어 흡연구역을 계속 서성거렸다. 하지만 군것질로 대충 입을 채우다보니, 서서히 담배를 잊어갔다. 니코틴이 내 몸에서 서서히 빠져가고 있지만, 대신 살이 찌고 있다. 3주 동안 담배를 끊으니까 식욕이 마구 솟는다. 간식거리는 없어도 담배 한 갑 있으면 든든했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담배를 끊는 동안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게 됐다. 흡연할 때는 조금만 말해도 목이 아팠는데, 지금은 담배 대신 물을 자주 마시니 그 고통이 확연히 줄었다.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비흡연자인 친구들은 내가 담배를 피면서 대화하는 게 불쾌했다고 한다. 담배를 끊으면서 인간관계가 원만해진 점도 좋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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