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의 택시기사 7만 9,814명 중 60대 이상은 5만 1,286명으로 전체 택시기사의 64.2%에 이른다. 2014년 말 3만 9,344명 이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약 30.4%가 늘었다. 택시 운전사의 60대 이상 비율은 △2011년 33.1% △2013년 40.5% △2015년 48.6% △2017년 51.4%로 매해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70대 고령 운전자는 1만 2,309명, 80대 고령 운전자는 341명으로 최근 4년 새 5,504명이 늘었다. 이같이 고령의 택시기사가 늘어나면서 체계적인 안전 운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노인 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2014년 2만 275건에서 지난해 말 3만 12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고령의택시 운전사가 주기별로 자격 유지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동안 버스나 화물 운전자에게 적용된 검사 제도를 택시에 확대한 것이다. 만 65세 이상은 3년마다, 만 70세 이상은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안전대책의 하나로 도입된 만 65세 이상 택시 운전기사의 ‘자격 유지 검사’ 수검률이 바닥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만 65세 이상 고령의 택시기사 2만 9,250명 중 2,504명만이 자격 유지 검사를 받아 수검률은 8.6%에 그쳤다. 이 중 141명(5.6%)은 첫 시험에서 ‘안전 운행을 하는데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만약 부적합 판정을 받을 경우 2주일 뒤 재시험을 치러 적합 판정을 받아야 택시를 운행할 수 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역시 ‘자격 유지 검사’를 실시했는데 대상인 만 65세 이상 택시 운전자 1,248명 중 검사를 받은 운전자는 97명이며 이는 전체 수검률의 약 7.8%에 그쳤다. ‘자격 유지 검사’ 수검률이 낮은 이유는 해당 제도가 올해 첫 도입된 탓도 있지만 검사 방법의 불편함 때문이라고 한다. 고령자일수록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PC 검사를 받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사 방법의 불편함이든 정책의 비효율성이든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국민의 안전이다. 국가 차원의 제재나 대비책이 빠르게 마련되지 않는다면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로 인한 사람들의 불안과 우려 역시 고령운전자의 수와 함께 자라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