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쓰고 많이 불편한 일체형 책걸상 〈10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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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쓰고 많이 불편한 일체형 책걸상 〈1063호〉
  • 류성우 기자
  • 승인 2019.11.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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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강의실 책걸상을 점검해보다

 

일체형 책걸상은 말 그대로 책상과 걸상이 하나로 이어진 책걸상을 말한다. 현재 전국의 많은 대학에서 사용 중이며 우리 대학 강의실에도 다수의 일체형 책걸상이 비치돼있다. 그러나 △‘다양한 신체 치수를 반영하기 어렵게 설계됐다’ △‘책상 거리 조절이 어렵다’ △‘종류에 따라서 책상 상판과 의자를 잇는 철제프레임으로 인해 폐쇄적이고 비좁다’ 등의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불편함은 바른 자세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학우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학우들은 불편함은 물론 학업 면에서도 좋지 않다는 의견이며, 지난달 1일 사회과학대학 ‘도담도담’ 학생회(회장 황현욱 · 디미 14, 이하 황 회장)는 구형 일체형 책걸상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일체형 책걸상을 포함해, 우리 대학 책걸상에 대한 학우들의 만족도 및 의견을 알아보았다. 또한 우리 대학 강의실 책걸상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며, 학교 측에 학우들의 의견 및 관련 문제점을 전해 관련 입장을 확인했다.

 우리 대학 일체형 책걸상, 어떻게 들어왔나?

일체형 책걸상을 국내에서 최초 특허출원한 인물은 현 대우가구 대표인 이경상 씨다. 지난 2003년 7월 25일, 이경상 대표가 ‘출원번호 20-2003-0023988’로 출원한 해당 특허의 정식 명칭은 ‘책상 일체형 강의용 의자’였다. 고안의 목적을 요약하자면 △의자를 책상으로부터 멀리 놓을 경우 전체 사용 공간이 넓어지며 미관이 나빠지는 분리형 책걸상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 △책상과 의자를 따로 제작할 때 드는 제작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을 줄이는 것 △따라서 항상 일정한 공간만을 차지해 공간설계를 효율적으로 하게 만들고 언제나 일정한 미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즉, 학생의 편의를 위하기보다는 편한 관리를 주목적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이에 자연캠 구매관재팀 오철호 계장(이하 오 계장)에 따르면 “현재 추정치로 이론 강의실 기준 자연캠에 7,230개 인문캠에 6,495개의 책걸상이 비치돼있다. 이는 대부분 일체형 책걸상이다”라고 말했다. 인문캠 총무시설팀 이유신 시설과장(이하 이 과장) 역시 “일단 현재는 다 일체형 책걸상”이라며 “최근 2~3년전에 신형 일체형 책걸상으로 교체한 강의실이 많이 있다”라고 상황을 밝혔다.

학우 중 약 95%가 부정적으로 응답해

▲우리 대학 책걸상 분류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본지는 KSDC DB를 활용해 양캠 전학우를 대상으로 우리 대학 강의실 책걸상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1,646명의 학우가 해당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결과, 학우들은 일체형 책걸상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를 들으며 자주 사용하는 책걸상은 다음 중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나무 일체형 책걸상에 57.95%(954명) △플라스틱 일체형 책걸상에 29.70%(489명)의 학우가 답하며, 총 87.66%(1,443명) 학우가 일체형 책걸상을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바닥고정형 의자는 2.67%(44명), 분리형 책걸상은 9.65%(159명)의 학우가 선택했다. 또한,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 일체형 책걸상에 대해 학우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우선 ‘우리 대학 일체형 책걸상에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94.41%(1,554명)의 학우가 불만족 혹은 매우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매우 만족이 0.60%(10명) △만족이 4.98%(82명) △불만족이 28.85%(475명) △매우 불만족이 65.55%(1,079명)였다.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에 답변한 1,554명의 학우에게 ‘불만족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최대 2개)’라고 묻자, 가장 많은 40.14%(1,093명)의 학우가 △‘책상에 앉고 일어서는 과정이 불편해서’를 택했다. 이어 순서대로 △‘책상과 등받이 사이의 간격이 멀거나 좁아서’에 33.42%(910명) △‘체형과 맞지 않아서’에 15.35%(418명) △‘책걸상의 상태가 좋지 못해서’에 6.94%(189명)△‘기타’에 4.15%(113명)의 학우가 응답했다. 기타에서는 ‘나무 일체형 책걸상은 기울어진 게 많아서 불편하다’ ‘조별토론을 할 때 책상을 옮기는 과정이 소리가 크고 번거롭다’ ‘치마를 입었을 때 특히 앉고 일어서기가 불편하다’와 같은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① 나무 일체형 책걸상, 폐쇄형 구조에 노후화된 상황
특히, 나무 일체형 책걸상은 가장 많은 학우들이 비판한 만큼 문제점이 컸다. 먼저, 나무소재이다 보니 파손 우려가 크고 일부는 노후화됐다. 책상 상판과 의자를 잇는 철제 프레임이 이동을 방해하기도 하며, 의자 아래의 받침대가 파손돼 안전 문제도 있었다. 다음은 문제가 되는 나무 일체형 책걸상들의 사진이다.

▲노후화된 책걸상의 모습. 책상 상판과 의자가 기울어져 있다.
▲가장 앞자리처럼 철제프레임이 이동을 방해하는 책상은 앉고 일어서는 과정이 번거롭다. 책상을 빼서 다시 앉거나 다리를 하나씩 들어서 앉아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093명의 학우가 이러한 문제점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황 회장은 이러한 나무 일체형 책걸상에 대해 “먼저, 플라스틱 일체형 책걸상과 비교할 때 책상 크기가 작고 높낮이 및 책상 간격 조절이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 책걸상은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제작이 되어있는 반면, 나무 책걸상은 지지하는 프레임이 얇고 작아 지속적으로 흔들리는 문제도 있다”라며 전반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나무일체형 책걸상의 경우 한 쪽이 폐쇄된 구조이기 때문에 한 쪽 벽에 붙어있거나 책상끼리 붙어있을 경우에 불편함이 있다. 몸이 불편한 학우의 경우 더욱 이용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또 크기가 작다고 하나 이러한 폐쇄형 구조로 책상 간, 강의실 벽 간 일부 간격을 이격해야 앉을 수 있다. 여기서 공간 활용의 비효율이 발생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폐쇄형 구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② 플라스틱 일체형 책걸상, 한계가 있는 거리조절
플라스틱 일체형 책걸상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나온 책걸상이다. 실제로 직접 해당 책걸상 상판 아랫면의 손잡이를 이용해 책상 거리를 조절해보니 조절이 가능했다. 또한, 플라스틱이기에 나무 일체형 책걸상보다 손상과 흔들림이 비교적 덜했다. 그러나 책상 거리 조절은 다음 사진과 같이 한계가 존재했다. 만약 왼쪽의 사진에서 책상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학우는 책상 상판을 당겨야 할 텐데, 거리 조절의 한계로 멀게 조절 하는 것만 가능했다. 또한 일부 플라스틱 일체형 책걸상의 경우는 책상과 의자간 거리 조절이 불가능했다. 이는 고장이 아닌, 본래 설계가 그러한 다른 제품이다.

▲왼쪽은 의자에 가장 가깝게 책상 상판을 조절한 것이고 오른쪽은 가장 멀게 한 것이다.
▲거리조절가능 책걸상 상판 아래에 있는 손잡이로 손잡이를 누른 채 등판과 책상 사이의 거리조절이 가능하다.
▲책상거리조절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일체형 책걸상의 모습이다. 위의 사진과 달리 상판 아래에 손잡이가 없다.

전문가 日 "불편한 자세 유발... 골반, 척추 변위 우려 및 학습 효율 저하"

의학적으로도 일체형 책걸상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성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먼저, 척추 · 자세교정 전문 재활센터 박성현 휴밸런스운동센터장은 캠퍼스 잡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일체형 책상은 허리통증과 골반변위, 척추변위(측만, 거북목)를 유발할 수 있다”며 “개별 신장차이를 고려하지 못해 경사가 높은 책상은 체형변화와 통증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뿐만 아니라 학습 면에서도 좋지 않다. 대한척추외과학회에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성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체형 책걸상 때문에 너무 자세를 숙이거나 목을 굽히게 되면 피로감이 커지고 학습 효율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단적으로 정규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바른 자세’는 신체조건에 따라 일체형 책상에서 할 수 없다. 헬스케어 전문브랜드 폭스밸리에 따르면 ‘바른 자세’는 △앞을 향해 기울여서 앉지 않기 △어깨는 긴장을 풀어두기 △팔은 책상에 자연스럽게 걸치기 △무릎은 구부렸을 때 90도로 유지하기 △발을 평평한 지면에 닿도록 앉기 △허리는 등받이에 바짝 붙이기이다. 책상 거리 조절이 어려운 일체형 책걸상에서는 모두 까다로운 조건이다.

학교 측에 의견 전달 난항, 학우 의견은 어디로...

본지는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학우들의 의견 및 관련 문제점을 학교 측에 제시해 입장을 듣고자 했다. 그러나 의견 전달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먼저, 인문캠 총무시설팀 이 과장은 “학생경력개발처의 교체 계획이 있어야 교체가 가능하다”며 학우 의견은 학생복지봉사팀에 문의해야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문캠 학생복지봉사팀의 김현동 팀원은 “학생복지봉사팀의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 과장에게 다시 묻자 “인문캠은 소액만 관리하고 자연캠의 구매관재팀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자연캠 구매관재팀 오 계장에게 묻자 “현재로서는 계획을 받은 바 없다”라며 학우들의 의견을 일부 제시하자 “그러한 의견들은 학생복지봉사팀에 전달해 검토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아보인다”라고 전했다. 곧 자연캠 학생복지봉사팀에게 관련 의견을 일부 전하자 “계획 및 구입은 구매관재팀의 일”이라고 말했다. 종합하자면 전반적인 업무는 구매관재팀의 소관이지만 구매관재팀에 따르면 구체적인 의견수렴 등은 소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결국, 학우들의 의견을 전할 만한 마땅한 부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최근 일부 타 대학에서는 일체형 책걸상에 대한 교체가 이뤄지기도 했다. 서울시립대학교와 세종대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시범적으로 일체형 책상을 분리형 책상으로 교체했다. 또한, 숭실대학교는 총학생회의 지속적인 요구에 학생 측 대표와 학교 측 대표가 공간조정협의체를 통해 논의하며, 올해 일체형 책걸상 전량 교체를 이끈 바 있다. 우리 대학도 비용적인 문제가 크다면 시범적으로 노후 일체형 책상을 우선 교체하는 등, 학우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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