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어깨 뻐근하고 짓눌리는 듯한 두통도..." <10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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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어깨 뻐근하고 짓눌리는 듯한 두통도..." <1060호>
  • 오상훈 기자
  • 승인 2019.09.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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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거북목 증후군, 심하면 폐활량에도 영향 끼칠 수 있어

① 목 주위와 승모근 주변이 뻐근하다.
② 두통과 눈의 피로감이 심해진다.
③ 어깨와 등에 통증이 생긴다.
④ 팔과 손이 저리다

위의 증상들이 익숙하다면 당신은 일명 거북목 증후군을 앓고 있을 수 있다. 최근 거북목 증후군으로 위와 같은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생활습관이 거북목 증후군을 야기한기다고 설명한다. 이에 본지는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과 올바른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거북목 증후군. 환자 증가폭 가팔라

거북목 증후군은 원래 C자 형태인 목뼈가 1자나 역 C자 형태로 변형돼, 외관상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치우친 듯 보인다는 점에서 붙여졌다. 이러한 거북목 증후군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6월에 발표한 ‘국민관심질병 · 행위통계’에 따르면, 거북목 증후군 환자는 지난 2013년 약 182만 명에서 지난해 약 211만 명으로 5년간 29만 명이 늘었다. 이뿐만 아니다. 관절 관련 질환은 보통 중 · 장년층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여겨지지만, 거북목 증후군은 달랐다. 10~30대 환자가 더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6년에 발표한 ‘<거북목 증후군> 연령별 진료인원’에 따르면, 2015년에 거북목증후군으로 치료받은 20대는 인구 10만 명당 4명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10대, 30대는 각각 3.4명, 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대학생 김민중(21) 씨는 “목이나 어깨 통증과 함께 머리 위에서 무언가 누르는 듯한 두통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병원에 갈만한 증상이라고 느끼진 못 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이 거북목 증후군 자체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기보다 증상이 심해졌을 때 병원을 찾는 질병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환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증의 원인은 무게 증가

거북목 증후군은 별칭이다. 그렇다면 거북목 증후군의 실제 병명은 무엇일까? 거북목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처방전에 찍히는 질병코드는 M4002, ‘체위성 척추후만증’이다. 이에 대해 정형외과 새길병원 이대영 원장(이하 이 원장)은 “거북목 증후군을 질병코드로 표현할 때는 체위성 척추후만증이 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거북목 증후군은 C자 형태의 경추 정렬이 소실되어 생기는 증상 집합을 뜻하는 것이고, 체위성 척추후만증은 자세에 따라 경추가 후만 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개념상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경추의 생김새다. (출처/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적으로 척추는 △경추 △흉추 △요추로 나뉜다. 여기서 경추는 흔히 말하는 목뼈다. 그리고 목뼈는 총 7개로 구성된다. 정상적인 경추를 가진 사람을 옆에서 보면, *어깨뼈봉우리가 귀와 수직선상에 위치해 있다. 또한, 엑스레이 상 7개의 목뼈는 앞쪽으로 볼록하게 휘어 C자 형태로 배열된다. 이는 곧, 원래 경추가 가벼운 만곡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상태는 경추전만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눈높이보다 낮은 곳을 오랫동안 보는 자세 등은 경추를 반대로 구부러지게 한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경추전만이 소실되고 목은 외관상 앞으로 기울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C자였던 경추는 1자, 역 C자 형태로 변하게 된다.

목뼈가 앞으로 기울게 되면 목은 더 많은 하중을 견딜 수밖에 없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목뼈가 1cm 앞으로 나올 때마다 머리의 하중은 2~3km 증가한다. 만약 턱을 당기고 목뼈를 곧게 세웠을 때 머리의 무게를 5km이라고 한다면, 5cm 나온 목뼈가 견뎌내야 할 머리의 무게는 15~20kg이 되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경추와 어깨 등에 압력을 가하고, 통증을 유발한다. 이 원장은 “C자 형태 경추는 머리의 하중을 스프링처럼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며 “그런데 목이 앞으로 빠지게 되면, 충격을 흡수하기 어려워지면서 경추에 더 많은 하중이 가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깨관절을 덮고 있는, 지붕 역할을 하는 뼈. 다른 말로 견봉이라고도 함.

폐활량까지 감소할 수 있어

거북목 증후군이 심해지면, 목과 어깨 주위 근육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근육 통증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심하면 폐활량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갈비뼈는 숨을 들이마실 때 상승해 호흡을 쉽게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돕는 뼈가 있는데 바로 **목뿔뼈다. 목뿔뼈에 붙은 근육들이 갈비뼈를 같이 올려 호흡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거북목 자세는 이 근육들의 수축을 방해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거북목 자세는 폐활량을 최고 3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지난해 발간한 ‘대한심장호흡물리치료학회지’ 제6권 제 1호에 게재된 ‘흡연과 거북목이 폐 기능에 미치는 영향’ 또한 같은 주장을 한다. 충남 아산 소재의 대학생 40명을 대상으로 폐 기능 검사를 한 결과, 일정 기준 이상으로 목이 기울어진 학생들의 폐 기능이 일반 그룹과 비교했을 때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목 디스크, 즉 경추 추간판 탈출은 경추 뼈와 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거나 파열돼 경추 신경을 건드리며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또, 노화에 따라 발생 위험이 커지는 퇴행성 질병이기도 하다. 따라서 신경학적 증상이 적은 거북목 증후군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거북목 증후군 자체가 목 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정형외과 척본의원 마포점의 김수혈 원장(이하 김 원장)은 “거북목 증후군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며 “초기에는 디스크의 모양이 유지돼 목 주변 근육의 뻣뻣함, 팔 저림 등 신경 증상만 발생한다. 그러나 진행될수록 디스크의 변형을 초래하게 되어 협착증 등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앞서 봤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 행위통계’에 따르면, 거북목 증후군환자와 마찬가지로 목 디스크 환자 역시 2013년 약 85만명에서 지난해 약 96만 명으로 증가했다.

한편, 거북목 증후군이 우울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학술지 ‘건강 심리학’ 2016년 6월호에 게재된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의 연구는, 74명의 피실험자를 나눠서 허리를 편 자세와 구부린 자세를 취하게 한 뒤 면접을 실시한 결과를 보고한다. 연구결과, 구부린 자세를 취한 피실험자들은 면접에서 허리를 편 실험자들보다 자존감이 낮았고 기분이 정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복잡한 영향들과는 다르게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은 간단했다.
**아래턱뼈와 후두의 방패 연골 사이에 있는 말굽 모양의 뼈.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주된 원인

거북목 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자세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볼 때 잘못된 습관이 거북목 증후군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이 원장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성능 향상으로 인한 사용 시간 증가와 거북목 증후군 환자의 증가는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며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정자세로 보지 않고 목을 앞으로 빼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눈높이보다 낮은 곳을 보는 행위 자체를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으로 꼽았
다. “낮은 곳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게 되면 몸은 구부정해진다. 시선을 옮기기 위해 몸을 다시 피려고 해도 등에는 몸을 펴게 해주는 근육이 없다. 그래서 시선보다 낮은 곳을 보기 위해서는 머리를 숙여야 하고, 이때 턱이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 자세가 심해진다. 앉아서 머리를 숙이고 공부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가 바로 그렇다.” 이같이 거북목 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이 전자기기 사용시 잘못된 자세라는 점은 거북목 증후군의 증상이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의 증상과 겹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VDT는 영상 표시 단말기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은 컴퓨터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칼럼’에 따르면 VDT 증후군은 컴퓨터 관련 질환으로 증상 유형 4가지 중 첫 번째는 △목 △어깨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 근골격계의 이상이라 한다.

건강 관련 주식회사 하이닥은 전자기기 사용 외에 경추에 무리를 주는 일상 속 상황을 몇 가지 소개하는데, 다음과 같다. △높은 베개를 사용할 때 △엎드린 자세로 잘 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잘 때 △계단을 내려갈 때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을 때 등이다. 하이닥은 이와 더불어 잠깐의 상황에서도 고개를 들어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이모두 잘못된 자세임은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해결책 中 바른 자세와 지속적인 스트레칭이 가장 중요해

거북목 증후군의 해결책으로는 바른 자세와 더불어 △도수치료 △자세 교정 밴드 △스트레칭 등이 있다. 각 해결책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아봤다.

도수치료

도수치료는 수술하지 않고도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의 처방에 따라 물리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관절을 움직여 통증 및 체형을 바로잡는 방법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인 데다 금액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목 통증으로 도수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서모씨(25)는 “치료를 한 번 받을 때마다 12만 원 정도 냈던 것 같은데 한 번 받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며 “실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도수치료는 금전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5일, 전국 3천여 개의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표본 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도수치료는 시술 시간과 부위, 시술자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었다. 최저 3천 원에서 최대 30만 원으로 무려 300배 차이가 나기도 했다.

자세교정 밴드

헬스케어 제품의 성행과 더불어 거북목 증후군 치료를 목적으로 둔 제품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자세교정 밴드가 있는데, 가슴을 펴주는 밴드부터 경추를 직접 압박하는 밴드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자세교정 밴드는 의료기기가 아닐 수도 있다. 때문에, 사용법을 잘 숙지해야 한다. 척본의원 김수혈 원장은 자세교정 밴드에 대해 “교정에 일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하루 10~20분 정도의 착용이 좋다”며 “오래 착용할 경우, 자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근육들이 밴드에 의존하게 돼 악화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스트레칭

사실 스트레칭은 거북목 증후군 치료 방법에 바른 자세와 더불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잘못된 스트레칭 방법은 오히려 거북목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목을 돌려서 뼈 소리를 내는 동작은 관절을 마찰시키기 때문에 좋지 않다. 또, 하루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동작이 큰 스트레칭은 어려울 수 있다. 다음 QR코드를 스캔하면 '사무실 초간단 스트레칭' 영상을 볼 수 있다.

(제공/ 새길병원)

김 원장은 “거북목 증후군에 좋은 스트레칭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오랫동안 똑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가슴을 뒤로 한 번씩 젖혀주는 것이다”라며, “추가로 바른 자세로 하루 20~30분 정도 걸어주는 것이 자세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거북목 증후군에는 비단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가슴을 젖혀주거나 바른 자세로 걷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 속 자세 습관이 중요해 보인다. 다음은 대한척추외과학회에서 제시하는, 거북목 증후군 완화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 11가지다. 조금씩 습관으로 만들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편함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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