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 시작점을 맞춰야 할 때 <10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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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 시작점을 맞춰야 할 때 <1054호>
  • 명대신문
  • 승인 2019.04.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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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난다’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온 상황을 뜻하는 말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용은 개천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을까? 개천에서 태어난 이는 강에서 태어난 이보다 더 애써야만 할까? 이제 근본을 생각해야 할 때다. 개천과 강. 그 시작점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시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김 씨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김 씨에게 사회는 자립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도 당장 수능을 공부할 점자책조차 구하기 어렵다. 그런 김 씨가 남들보다 곱절 노력한 끝에 대학에 입학했다. 자립이라는 목표가 얼마 안 남은 듯했다. 그러나 대학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이번엔 그래프가 가득하거나 혹은 백과사전만큼 두껍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원서로 된 전공 서적을 구해야 한다. 수개월 걸려 어렵사리 교재를 구하니 한 학기 수업은 끝을 달리고 있다. 

김 씨는 장애를 선택한 게 아니다. 개천에서 태어나고자 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 사회는 그를 위해 무엇을 보장해줘야 할까? 바로 시작점이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

흔히 공공복지가 손에 닿지 않는 영역을 복지 사각지대라고 한다. 사각지대란 발견하지 못했을 때만 존재한다. 사각지대에 눈길이 닿는 순간, 그 구역은 더 이상 사각지대가 아니다. 시각장애인의 학습권 역시 그러하다. 이제 막 사회의 눈길이 닿았다. 기업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개선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그렇기에 가까운 시일 내에 개천에서 태어난 김 씨가 강과 같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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