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디자인의 판단기준 <10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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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디자인의 판단기준 <1052호>
  • 이성훈 (예술체육대학 디자인학부 산업디자인전공) 교
  • 승인 2019.03.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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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분야에서는 좋은 디자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굿디자인(Good Design)’을 주로 사용한다. 성공적인 디자인은 시장에서 소비자의 구매에 따라 단순하게 성패가 결정되지만, 굿디자인은 마케팅 뿐 아니라 디자인 기획과 개발, 생산 과정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가치로 판단된다.

국내에서는 굿디자인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GD(Good Design) 상품 선정’이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디자인진흥법에 의거, 제품의 외관, 기능, 재료,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디자인의 우수성이 인증된 상품에 1985년부터 매년 우수 디자인 상품을 선정하고 GD마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세계적으로는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미국의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를 대표적인 굿디자인 판단 기준으로 꼽는다. 흔히 디자인계의 올림픽이나 아카데미상에 비유되기 때문에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라고 불리며 매년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어 판매가 되고 있거나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제품을 대상으로 우수한 디자인을 선정한다.

어워드에 선정된 제품들은 국제 박람회 또는 디자인 뮤지엄에 전시되고, 각 대회별로 출판되는 이어북(Year Book)에 소개되며 제품에 어워드 수상 마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어워드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상징성 때문에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자사의 신제품을 출품하고 있고, 수상을 한 제품의 디자인 우수성을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iF 디자인 어워드의 제품디자인 부문 수상작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과 기준을 살펴보면, 크게 혁신성과 정교함, 기능성, 심미성, 사회적 책임, 시장성의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외관이 디자인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미적인 부분 이외에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 제품의 완성도와 실용성, 그리고 제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에서의 성과까지도 고려하여 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종합적 관점의 평가항목은 디자인이 단지 외형이나 장식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제품으로 생산되기 이전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와 제안을 ‘디자인 컨셉’이라고 하는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는 모두 디자인 컨셉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이 따로 있고 여기에는 주로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만 출품하도록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국내 디자인 전공 학생들에게 국제 디자인 어워드의 디자인 컨셉 부문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학생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출품 노력으로 인해 근 20년간 한국 학생의 수상은 초창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였다. 기존에 미국, 유럽이 수상을 주도하는 분위기에서 이제는 한국, 대만,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폴 등의 아시아 국가가 수상을 주도하는 모양새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우리 대학의 산업디자인전공도 지속적으로 국제 디자인 어워드와 공모전에 도전하여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iF 디자인 어워드의 디자인 컨셉 부문 경쟁인 ‘iF 디자인 탤런트 어워드’에서는 2017년까지 매년 출품작과 수상작을 점수화하여 세계 대학 순위(ranking)을 집계하여 발표했는데 우리 대학 산업디자인전공은 2015년에 세계 랭킹 6위에 오른 기록이 있다.

테니스와 골프에서 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그랜드슬램이라는 용어로 지칭하는데, 이를 따라 디자인에서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모두 수상하는 것을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른다. 우리 산업디자인전공은 이와 같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여 디자인 능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졸업생도 배출한 경험이 있다.한국은 디자인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디자인
을 육성하기 시작한 후발주자로서, 이처럼 세계적인 수준을 갖춘 디자인 인재들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는 것은 디자인 교육자로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하며 그들이 미래 한국 사회와 문화의 디자인 수준 향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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