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순환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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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이 경쟁력이다
  • 관리자
  • 승인 2009.10.0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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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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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은행잎이 진입로를 물들이던 함박골과 하숙집의 정겨운 주인 할머니가 따뜻했던 홍남골이 눈에 선하다.
촛불을 옆 사람에게 옮겨 붙여 준 적이 있다면 그 빛을 전하는 사람의 얼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빛을 전하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해맑은 10대에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고 선교사가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다 명지를 만났고 20대가 저물 때까지 근 10년간 앞만 보며 달려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다양한 영역의 일들을 해왔는데 무슨 업적이나 화려한 경력이 남은 것도 아니다. 단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섞이는 것이 내 ‘일’의 주된 종목이었다. 이기적인 사람도 희생적인 사람도 별로 가리지 않았다. 완전히 이기적인 사람도 완전히 희생적인 사람도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이란 곳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기 어려웠던 공간이기도 했고, 아무런 가식과 허물 없이 만날 수 있는 공간도 되었다. 사회가 그렇듯이.
사회에 나오자 세상은 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의 얼굴들로 가득했다. 내면의 수많은 이야기와 가족의 사연, 성장의 상처를 감추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떤 직업인가를 하나씩 갖고 있고, 좇고 있는 미래와 꿈이 있었다. 꿈조차 없거나 포기했던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한 사람은 나라를 떠나거나 세상을 떠나거나 가족을 떠났다.
또, 어떤 이들은 부족한 것 없이 세상의 어두운 면을 크게 느껴보지 못하고, 순탄하고 무난하게 자기의 인생을 가꾸어가기도 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내 앞가림이 안 되는데 남을 돕기는 주제 넘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라도 그렇다. 국난급 세계 경제 불황의 태풍 속에서 어떤 이들은 수십 억대의 연봉이 줄어들기는커녕 성과급과 뒷돈까지 챙기며 흔들림 없이 재산을 계속 ‘증식 중’이다.
어떤 이들은 해고에 비정규직 전환에 구조조정에 임금체불까지,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다. 내게 넘치는 것은 버릴지언정 남을 주지 못하는 사회, 내게 부족한 것이 있을 때 손 내밀거나 스스로 얻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절망의 사회에 나눔과 순환, 의욕과 생명의 마인드가 절실하다. 
나눔, 그것은 통합의 리더십이며 국력이며 힘을 가진 자의 진정한 힘이다. 나눔과 순환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이미 우리 사회에서 불패의 신화를 쓰고 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나눔과 순환을 해야 하고, 기업은 소비자와 국민에게 서비스와 수익을 나누어야 한다. 내 밥그릇만 끌어안고 달려가는 욕심쟁이 놀부들의 천국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며, 공멸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나눔이 필요한 곳은 도처에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많은 후배가 어둡고 캄캄한 현재에 촛불을 전파하는 마음으로 ‘나눔과 순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길을 모색해 보길 부탁한다. 그곳에 새로운 미래와 비전이 열릴 것이라고 감히 확신하며 동문들의 행복을 빈다. 

권현숙(일문 91) 동문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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