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치의 위기, 누구의 책임인가? <10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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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의 위기, 누구의 책임인가? <1048호>
  • 이현지 (행정18)학우
  • 승인 2018.11.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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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의 학생 자치는 위기라고 한다. 이러한 위기는 단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우리 대학의 상황 역시 다른 대학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이 위기는 누구로부터 초래된 것일까? 혹자는 이런 위기가 학우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학우들이 투표를 하지 않아서 선거가 무산되고, 결국에는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학생들이 무관심해져서, 혹은 학생들이 바빠져서 신경을 쓰지 않아 학생 자치에 위기가 온 것일까? 이러한 요인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필자는 이것만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학생 자치 기구의 후보자들이 낙선하거나, 투표율이 미달되어 선거가 무산되는 이유는 후보자들의 공약이 체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권자인 학우들의 입장에서는 후보자들이 말하는 공약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이것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선뜻 그들에게 표를 던지지 못한다. 이것은 단지 어느 한 후보가 문제임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조차도 “과연 이게 실행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학우들이 투표를 안해서 위기가 왔다’가 아니라 ‘학우들이 투표를 못할 만큼 준비가 되지 않은 공약 때문에 위기가 왔다’가 맞다고 본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하나의 의사 표시일 수 있다.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 후보자들이 제대로 약속하고 실행한다면 학우들의 신뢰와 참여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고, 투표율 역시 올라갈 수 있다. 그렇기에 후보자들은 공약을 만들 때에 ‘어떻게 하면 내 공약이 더 멋있어 보일까?’라는 고민보다는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이게 실현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더 해야 할 것이다. 선거 공약은 유권자들과의 약속이다. 허울뿐인 공약(空約)이 아니라 공약(公約)이다. 충분히 고민되지 않은 공약은 종국에 이르러 지켜지지 못할 뿐이다. 학생 자치 기구의 후보자들은 자신과 자신의 공약에 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에게도 고한다. 투표를 해야 한다는 진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투표를 하는 것과는 별개로 후보자가 충분히 실현가능한, 또한 지속가능한 공약을 내놓았는지 감시하고 평가하는 권리만은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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