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기사 중 하나가 바로 공공기관과 기업의 채용 비리 혹은 낙하산 인사다. 그리고 이런 기사를 접할 때면 필자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공정을 느낀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 대학과 관련된 하나은행의 채용 비리 문제 또한 주요 언론에 거론된 바 있다. 불공정이라는 단어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이 와중에 족보에 관한 명대신문의 기사를 접했다. 족보가 학점경쟁에 있어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족보를 접해 본 학우들이라면 한 번쯤은 필자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족보가 모두에게 공유된다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일부 학우들이 그들만의 조직이나 망을 형성해 족보를 공유함으로써 불공정과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효율적이고 영리한 학습방법이며, 정보를 얻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불공정경쟁에서 편법으로 이득을 본 자들이 ‘누가 하지 말래?’라고 말하며 합리화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회초년생을 배출하는 대학에서부터 이러한 생각이 가득 차 있다면 앞으로의 한국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발돋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필자는 무엇보다 족보가 있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반복적인 시험 문제 출제를 지양하는 교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족보가 존재하는 수업 중 대부분은 시험 문제가 매해 반복 출제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추기 위한 학우들의 의식 개선 또한 절실해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사회 내에 경쟁은 심해지고, 상호 간 신뢰는 메말라가고 있다. 이 점이 편법을 부추기고 공정성을 저하하는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우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스스로와 대학을 위해 공정한 경쟁을 추구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첫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