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지난 6월을 추억하며 <1042호(개강호,개교기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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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지난 6월을 추억하며 <1042호(개강호,개교기념호)>
  • 오상훈 기자
  • 승인 2018.09.0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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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있었던 일들

지난 6월, 4년마다 전세계가 열광하는 축제가 개최됐다. 바로 월드컵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지난 6월 18일 방영된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리그 시청률은 지상파 방송 3사 합계 40.9%로 최대시청률을 기록했다. 월드컵의 열기가 그만큼 뜨거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나라만의 모습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야외 응원전을 위해 결승전이 치러졌던 지난 7월 15일(현지시각)을 기준으로 에펠탑의 문을 닫았으며, 각국 정상들이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하는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인 FIFA가 주관하여 21번째로 개최되는 월드컵이다. 월드컵은 총 64번의 경기가 조별리그인 32강은 리그 형식으로, 16강부터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진다.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16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됐던 이번 월드컵은 유난히 사건 사고들도 잦았고 새로 도입된 시스템들도 있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경기 일정 순으로 짚어보자.

▲사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로고다.

조별리그

조별리그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정치적 행위로 보일 수 있는 세레머니였다. FIFA는 원칙적으로 월드컵이나 국가 대항전에서 정치적 의도를 담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그에 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지난 6월 23일 치러진 스위스와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스위스의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알바니아계 사람인 그라니트 쟈카(아스날FC 25)와 제르단 샤키리(리버풀FC 26)가 골을 넣고 취한 세레머니가 문제를 일으켰다. 이들은 골을 넣은 후 양 손으로 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세레머니를 보였는데, 쌍두 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를 상징한다. 또 국민의 80%가 알바니아계 사람인 코소보가 역사적으로 세르비아의 억압을 받았던 점 때문에 두 선수의 독수리 세레머니가 세르비아 관중들에게 정치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FIFA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두 선수에게 한화로 약 1,100만 원에 해당하는 1만 스위스 프랑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 뿔난 스위스 팬들은 벌금을 기금으로 마련하는 모금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3일 치러진 스위스와 세르비아 경기에서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쟈카와 샤키리의 모습이다. (출처/ EPA)

16강

16강에서는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FC 26)의 헐리우드 액션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포보스에 따르면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약 1년간 세계 축구 선수 연봉 순위에서 820억 원의 연봉으로 2위에 오를 정도의 선수다. 이런 네이마르가 지난 7월 2일 치러진 브라질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과도한 엄살을 부린 것처럼 보이며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경기 도중 멕시코의 수비수 미구엘 라윤(비야레알FC 30)이 네이마르 쪽으로 다가가 공을 주우면서 네이마르의 발목을 살짝 밟았다. 이에 네이마르는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누웠다. 물론 고의로 다른 선수의 발을 밟는 것은 명백한 반칙 대상이다. 허나 주심은 미구엘 라윤에게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 후 네이마르가 아무 일도 아닌 듯 경기에 복귀하자 논란은 심화됐다. 영국 BBC의 해설위원은 네이마르가 악어에 물린 줄 알았다고 코멘트 했으며 영국의 매체 ‘더 선(The Sun)’은 타 경기에서 엄살을 부린 프랑스의 공격수 음바페(파리 생제르맹FC 19)를 ‘네이마르 했다(doing Neymar)’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네이마르의 행동은 패러디 광고로 활용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이에 네이마르는 월드컵이 끝난 뒤 지난 7월 29일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의 광고 영상을 통해 “내가 과장 행동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때때로 그러긴 하지만, 경기장에서 고통에 시달린다는 게 진실이다. 정강이와 발을 밟히고, 척추를 가격당한다. 내가 겪는 일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심정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일 치러진 브라질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네이마르의 모습이다. (출처/ AFPBBNEWS)

8강

8강에서 주목할 점은 전통적 강호의 전멸이다. FIFA 랭킹 1위부터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가 8강에서 자취를 감췄고, 이들 국가 없는 4강은 FIFA 역사상 최초였다. 이에 우리 대학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신문선 교수(이하 신 교수)는 “전통적 강호들이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독일을 사례로 들면, 평가전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배한 것이 컨디션 저조와 심리적 압박에 영향을 미쳤다. 다른 강호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4강

4강에서는 기분 좋은 소식이 있었다. 지난 6월 10일 FIFA는 월드컵 공식 SNS에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한 영상에는 4강전부터 승리한 팀들에게 선사할 노래 목록이 담겼다. 해당 목록은 FIFA가 4개의 SNS 채널에서 진행한 투표 결과로 구성됐다. 약 500만 명이 참여한 투표 끝에 4강전 승리 팀을 위한 4곡이 선정됐는데 그중 K-pop인 방탄소년단의 'Fake Love'와 EXO의 'Power'가 있었다. 나머지 두 곡은 영국의 밴드 Queen의 'We Will Rock You'와 Imagine Dragons의 'Thunder'였다.

▲사진은 FIFA 공식 SNS계정에 올라온 4강 승리곡에 선정된 곡들이다. (출처/ FIFA 2018 WORLD Facebook)

결승

대망의 결승전 주인공은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였다. 결승 시작 전부터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전력이 비교되며 이슈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에 비해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크로아티아의 인구는 약 416만 명으로 역사상 월드컵 결승에 오른 국가 중 두 번째로 적은 인구를 가진 국가였다. 크로아티아의 FIFA 랭킹은 당시 20위로 7위인 프랑스에 뒤처졌다. 그리고 선수단 가치 1조 4,167억 원을 기록한 프랑스에 비해 크로아티아 선수단 가치는 4,755억 원으로 전력상으로도 열세였다. 또한,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에서 연달아 연장전까지 뛰며 수치상 프랑스 선수들보다 한 경기를 더 뛰었다고 평가받았다. 크로아티아는 이 같은 체력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를 상대로 2골을 넣으며 열정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유럽축구연맹 알렉산더 체페린 회장은 “인구 400만 명의 나라가 월드컵 결승까지 온 건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의 열정에도 프랑스는 강했다. 4골을 넣으며 크로아티아에 4:2로 승리, 우승을 거머쥐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트로피였다.

▲사진은 결승전이 끝난 후 크로아티아 선수를 안아주는 크로아티아 대통령의 모습이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VAR, 과연 좋았는가?

이번 월드컵에는 처음 시도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VAR 시스템 △무선 헤드셋 장비 △하이브리드 잔디가 있다. 이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은 VAR 시스템이다. VAR은 Video Assistant Referee의 약자로 비디오 보조 심판을 뜻한다. 즉 VAR은 주심이 간과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비디오로 정확한 판정을 하기 위해 도입됐다. VAR 판독 방식은 VAR 전담 심판 4명이 모스크바 국제방송센터(IBC) 판독실에서 영상을 보며 그라운드의 주심과 협의한 뒤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VAR은 △골 장면 △페널티킥 선언 △레드카드 직접 퇴장 △제재 선수 정정 4가지 결정적인 상황의 판정에만 적용된다. VAR 판독이 종료되면 △해당 부분의 리플레이 영상 △판정 결과 △판정 이유가 전광판과 TV 영상을 통해 공개된다. 실제 VAR 시스템의 도입은 오심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총 64경기에서 20차례 VAR을 활용했는데 그중 17번이나 오심을 바로잡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일부 VAR 판독이 필요할 수 있는 반칙 상황에서 주심이 VAR 판독을 지시하지 않는 모습이 종종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0일에 치러진 조별리그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포르투갈 수비수인 페페(베식타스JK 35)의 핸드볼 반칙이 대표적인 사례다. 페페는 후반 34분, 명백하게 페널티 라인 안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했지만 주심은 VAR 판독을 시도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하던 KBS 이영표 해설위원은 “VAR이 왜 있는 거죠?”라고 언급했으며, 경기 후 모로코의 공격수 노르딘 암라바트(알나스르 31)는 “VAR 제도가 있어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같은 달 23일 치러진 조별리그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드로 미트로비치(풀럼FC 23)가 스위스의 페널티 라인에서 잡아당겨져 넘어졌는데 주심은 오히려 미트로비치의 반칙을 선언하고 VAR 판독을 시행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측 벤치에 VAR 판정을 요구할 권리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신 교수는 VAR과 관련하여 “축구계는 전통적으로 룰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며 "그래서 VAR이 도입된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VAR은 FIFA의 상업적 이익과 관련이 있다. 조별리그에서 VAR로 인해 패널티 킥이 많이 나왔는데 이는 FIFA의 상업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FIFA가 의도적으로 VAR을 도입한 것일 수 있다. 오프사이드 룰을 변경한 것도 한 예다. 양 측 벤치에 VAR 판독 요구 권리가 생길 경우, 경기가 자주 중단되고 이는 FIFA의 이익과 상반되기 때문에 도입되기 어려울 것이다. 룰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GRCIAS COREA!

대한민국의 이번 러시아 월드컵 성적표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조별리그 1승 2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한국 축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세계 최강이라 평가받았던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1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6승 1무로 엄청난 저력을 보여주며 우승했다. 세대교체 또한 완벽했다고 평가받으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독일은 멕시코에 0:1로 패하고 스웨덴에 페널티 킥으로 진땀승을 거뒀지만, 대한민국에 0:2로 패하며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리의 독일전 승리는 새로운 형제의 나라를 탄생시켰다. 바로 멕시코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독일을 이겼지만 스웨덴에 0:3으로 대패했다. 그래서 1승 1패를 기록한 독일이 만약 한국을 이기면 득점과 실점으로 16강 진출팀을 결정하는 골득실 원칙에 의해 멕시코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허나 한국이 독일을 이김으로써 멕시코는 16강에 진출했다. 이에 멕시코 축구팬들은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 부르며 멕시코 내 한국 대사관에 찾아가 한국 대사관 공사를 목말 태우고 데킬라로 함께 축배를 드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들은 경기장에서 한국사람이 보이면 무작정 헹가래를 하는 등 한국인 찾기에 매진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멕시코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는 서울 직항 항공편 20%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멕시코 팬들의 열정을 현지에서 직접 느낀 박규태(디미 15) 학우는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관람한 후 카잔에서 멕시코 축구팬을 만난 적이 있다. 반가워서 먼저 멕시코 팬에게 ‘Yo bro’라고 말을 건넸는데 ‘You’re not my bro’라는 대답이 돌아와 실수한 줄 알고 당황해 있었다. 그러나 그 멕시코 팬은 곧바로 ‘We are family’라고 함과 동시에 나를 안아주었다”고 말하며 한국인으로서 멕시코 팬을 만났던 생생한 경험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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