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1호(종강호)]가장 맛이 좋은 커피추출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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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1호(종강호)]가장 맛이 좋은 커피추출법은?
  • 황호림 커피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6.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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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추출법이 다양한 음료다.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커피를 오랫동안 물에 담가 놓고 추출하는 침출식 추출법과 빠른 시간에 걸러 내는 여과식 추출법이다. 침출식 추출법은 뜨거운 물에 커피를 오랜 시간 담갔다가 걸러내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추출 도구로는 프랑스의 프렌치프레스, 터키의 이브릭과 체즈베 등이 있다. 대부분의 커피추출 도구는 여과식 방법을 사용하는데 핸드드립, 더치 커피, 모카포트, 에스프레소 등이 이에 해당 된다. 침출식은 진한 커피를 우려내는 장점이 있지만 커피의 맛과 향이 섞여 전체적으로 풍미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여과식은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드립 등 여과식 추출도구로 커피를 추출한다.
여과식 추출도구 중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를 가장 빠르게 추출할 수 있도록 개발된 도구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본고장인 에스프레소 커피는 함축적인 강렬한 맛과 향이 특징인데, 커피를 빨리 팔아야 하는 카페 주인장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도구다. 하지만 강렬한 쓴맛이 많이 돌아 마일드한 커피를 원하는 사람들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웬만한 카페에서는 핸드드립을 병행하는데,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부드럽고 향이 좋은 커피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핸드드립은 여과 필터에 분쇄된 원두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핸드드립에 처음 사용된 필터는 천으로 만들어진 융(Flannel)이었다. 융은 커피성분 중 지방성분을 흡착하지 않고 그대로 추출하여 커피맛을 풍부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보관과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종이 필터가 개발되었다. 종이 필터는 1908년 독일의 멜리타 벤츠 부인이 개발하여 페이퍼 드립의 시초가 되었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한 가지 원두로만 추출할 경우 맛이 단조로워지기 때문에 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섞는다. 이를 전문용어로 블렌딩(Blending)이라 부른다. 이렇게 여러 가지 원두를 섞으면 각각의 원두가 가진 맛이 상호 보완되어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전통적으로 에스프레소용 원두는 주로 강하게 볶기 때문에 쓴맛 위주의 강렬한 맛이 났다. 하지만 요즘은 약배전 혹은 중배전 정도로 원두를 약하게 볶아 신맛이 좋은 부드러운 에스프레소를 즐기기도 한다. 핸드드립은 에스프레소와는 달리 블렌딩하지 않고 한 가지 원두를 중간 정도로 볶아 추출하는데 이는 원두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함이다. 그래서 카페에서 파는 핸드드립 메뉴를 보면 ‘케냐 AA’, ‘파나마 스페셜티 게이샤’ 등 생산 국가와 원두 등급을 표시해 좋은 원두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커피추출법 중 커피가 가진 맛과 향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하는 추출법은 핸드드립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입맛이나 개인차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핸드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나 다른 도구로 추출한 커피에서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맛과 향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자동으로 추출해 주는 커피메이커로 추출해도 핸드드립과 같은 맛 표현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커피메이커는 커피가 가진 맛의 50% 정도만 표현해 내지만 핸드드립은 90% 이상을 표현해 낸다고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핸드드립은 드리퍼, 서버, 필터, 드립포트만 있으면 추출이 가능하다.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양이나 스킬 한 가지 정도 익히고 싶은 학생은 핸드드립강좌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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