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호]무지와 과실, 되풀이되는 방송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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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호]무지와 과실, 되풀이되는 방송사고
  • 공하영 기자
  • 승인 2018.05.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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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 상승세를 이어갔던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방영된 전참시의 문제 영상은 방송인 이영자 씨가 어묵을 먹는 장면의 배경으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를 전하는 영상을 쓰며,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란 자막을 합성한 것에서 비롯됐다. 해당 영상을 접한 시청자들은 ‘어묵’이란 단어가 과거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단어를 사용됐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을 가라앉는 세월호의 이미지와 함께 사용한 것은 세월호 참사를 비하 · 조롱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MBC는 부적절한 영상을 사용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함께 긴급 조사위원회를 열었다. 또한 문제 영상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하여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내부조사를 끝낸 지난 16일 “미필적 고의로 보기 힘들다”는 결론을 지었다.

수년째 MBC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이와 같은 방송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2014년 ‘섹션TV 연예통신’은 영화배우와 아들과 관련한 친부 논란을 다루며, 음영 처리한 친부 실루엣 이미지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사용했다. 이어 2015년 4월 ‘뉴스데스크’에서 ‘월드컵 2차 예선, 쿠웨이트 · 레바논과 한 조…중동 원정 고비’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엠블럼 이미지가 아닌 극우 성향 온라인커뮤니티의 합성 이미지를 사용했으며, 2017년 9월 ‘뉴스투데이-연예투데이’에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코너에 사용하며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공식 사과만 할 뿐, 불투명한 후속조치로 인해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익 영화감독은 영화 <소원> 제작 당시, 아동 성폭행 피해자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해 한 줄의 대사를 작성할 때도 숙고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프로그램 제작진들 역시 프로그램을 왜곡되지 않게 편집해야 할 의무와 프로그램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의 부주의부터 제작 환경 점검까지 다각도 측면에서의 재정비를 통해 이러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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