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립발레단의 <신데렐라>를 보고 왔습니다. ‘프로코피에프’가 작곡한 이 발레는 원래 고전발레인데,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안무가인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안무의 현대발레로 재탄생됩니다. 고전적인 스토리를 뒤틀어 괴상하게 해석한 마이요의 연출은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마이요의 연출은 1995년 몬테카를로발레단 <신데렐라> 내한 공연 때 국내에 처음 소개됐었고, 그 이후 꾸준히 한국무대를 장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파격적인 마이요의 해석을 안 좋아하지만,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재개관 기념공연 중 하나인 이번 <신데렐라> 공연은 비교적 전통적인 해석이라 좋았습니다. 게다가 한국발레계의 스타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김지영(신데렐라 역, 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소속, 전 국립발레단 프리마돈나)과 김주원(엄마ㆍ요정 역, 현 국립발레단 프리마돈나)이 동시 출연해 무대 위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했습니다. 또 인기 발레리노인 장운규(아버지 역)도 출연해 발레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공연이었습니다. 공연 자체도 기대를 충족시킨 호연이었습니다. 초현대적이고 상징적인 무대와 춤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창동에 위치한 서울열린극장에서도 4월 3일과 4일에 공연이 있었습니다.
최태지 예술 감독의 노력으로 표 값을 대폭 낮추는(최저가 5천 원) 등 발레의 대중화를 꾀한 점도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그래서 유료관객 점유율 87%라는 경이적인 기록도 달성했다지요.
발레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예술 장르입니다. 발레는 타고난 신체조건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예술입니다. 그래서 한국인의 체형에는 잘 맞지 않았지만, 요즘 젊은 세대의 체형 변화와 기량 향상으로 훌륭한 무용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수진은 너무나 유명하고, 위에 언급한 발레리나ㆍ발레리노들 그리고 파리발레단에서 활약하는 발레리노 김용걸 등이 세계적 수준의 무용수입니다. 그리고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발전적 경쟁관계도 발레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두 발레단이 경쟁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올리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은 이미 유명한 볼거리가 됐습니다. 연말에 가족과 같이 두 발레단의 공연을 보고 평가하기를 권합니다.
강규형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