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한 언론사를 통해 공기업 강원랜드가 2012~2013년에 채용한 신입사원 518명이 모두 청탁을 통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지원자 5,286명 중 625명의 청탁대상자가 있었고, 이 중 518명이 합격하며 신입사원의 100%가 채용비리를 통해 합격한 것이다. 청탁 없이 지원한 4,661명은 영문도 모른 채 탈락하며 합격자들의 들러리가 됐다. 공공기관과 사기업의 채용비리가 최근 다량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 1 월 발표한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 대상지 1,190곳 가운 데 80%에 달하는 946곳에서 4,788건 의 채용비리가 적발되며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부적절한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행태가 드러났다. 이외에도 국
민은행, 우리은행 등의 금융권에서도 부정 청탁을 통한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나 현재 수사가 진행 되고 있다. 2016 년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인사담당자 307명을 대상으로 ‘채용 청 탁을 받은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약 125명에 달하는 40.7%가 ‘있다’라고 답했으며, 이 중 48.8%가 실제로 대상자에게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대상자의 96.7%가 최종 입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 사회에서 부정청탁을 통한 채용비리가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음이 밝혀진 것 이다. 21세기의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과거 고려와 조선 시대에 시행됐던 ‘음서제’가 실현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야말로, 온라인상에서 일컬어지곤 하는 ‘헬조선’이란 명칭에 들어맞는 행태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수저계급론. 부모에게 물려받은 부로부터 사회적인 계급이 결정된다는 이 계급론은 사회의 빈부격차를 드러내는 동시에, 계층 이동을 하지 못하게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비판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저계급사회’, ‘헬조선’은 벗어나려는 이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위와 같은 상황에 의해 재생산되곤 한다. 그들에겐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 재고해 봐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저작권자 © 명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