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備無患, 허술한 코딩교육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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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備無患, 허술한 코딩교육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
  • 장지빈 기자
  • 승인 2017.09.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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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교육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코딩 교육’이라는 키워드일 것이다. 미국과 인도, 터키를 비롯해 이름조차 생소한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코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대학만 해도 인문계 특화형 코딩교육 연계 프로그램을 매학기 공지하고 있고, 2018년부터는 국내 초중고 정규 교과과정에 코딩교육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어쩌면 이는 문과를 살리고, ‘창조경제’와 ‘융합시대’를 도모하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코딩교육의 중요성이 각광받고 있는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인문학과 예술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의견도 있다. 하버드 월간 경영학 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는 ‘AI 그리고 데이터가 중심인 세상에서 인문학은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한 기술이 될 것’ 이라는 글을 실었고, 미국의 미래학자 비벡 와드와 는 “한국이 지나치게 과학 · 공학에 집착한다”며 인문학과 예술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불고 있는 코딩교육의 과한 열풍을 지적하며 인문학과 예술의 가치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무한한 수가 있어 컴퓨터가 따라잡기 힘들다고 예견되던 바둑분야에서, 인간은 알파고라는 인공 지능에게 패했다. 창의성이 필요한 예술분야에선 구글의 딥 드림(Deep Dream)이라는 인공지능이 그린 29점의 그림이 총 9만 7000달러(한화 약 1억 원)에 팔리는가 하면, 일본의 마쓰바라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이 쓴 소설은 '니케이 호시 신이치 문학상'의 예선을 통과했다. 맞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당연히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 코딩교육의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지향하고 있는 코딩교육의 방향은 적합한 방식일까?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 있는 많은 교사들은 코딩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코딩교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거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모르는 막연한 상황에서 무작정 코딩교육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서 기인하는 두려움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새로운 영역의 사교육 현장에 내몰리기도 한다. 암기 위주의 교육 형태도 무작정 코딩교육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에 한 몫 한다. 암기 위주의 교육 형태는 코딩교육의 본질적인 의의인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기르는데 큰 저해요소이다. 대학의 컴퓨터공학과만 해도 4년의 학부생 시절 중 수많은 컴퓨터 분야 중 어떤 영역에 집중할지 선 택하고 배우기 마련이다.
코딩교육 기회의 보편화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있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를 찾아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 에 따르면 중학교는 당장 다음해부터, 초등학교 5학년, 6학년생은 2019년부터 SW(Software)교육이 필수화 된다. 이에 따라 중학생은 정보과목을 통해 34시간 이상, 초등학생은 실과과목을 통해 17시간 이상 SW교육을 받아야 한다. 변화하는 흐름에 알맞게 우리나라에서도 정규교과과정에 SW교육을 포함시킨다는 사실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교원들은 전문 교원이 아닌 60시간에서 75시간의 연수를 거친 일반교사들이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교원들로부터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코딩교육의 목적인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가 될까? 한국에 불 고 있는 코딩교육 열풍,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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