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이화여자대학교의 김혜숙 총장이 취임식을 가졌다. 김혜숙 총장의 선출은 큰 의의가 있다. 이화여대 역사상 처음으로 ‘총장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총장일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 등 다양한 대학 구성원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해 선출한 총장인 것이다.
사실 최근, ‘총장직선제’는 점차 폐지되는 수순이었다. 1987년, 대학에 민주화 바람이 불며 한때 전국 약 80개의 대학에서 총장직선제를 시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몇몇 폐단이 드러나자, 지난 이명박 정부는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교육부의 압박을 통해 대부분 대학에서는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도록 간접 유도했다. 하지만 정유라 사태로 시작해 대학의 비리 문제 등이 여실히 드러났고, 이에 가장 큰 연관 관계가 있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총장직선제를 시행했다. 이어 영남대, 제주대 등 국립대학들도 다시 총장직선제 부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총장직선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지만, 총장 직선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교수 간 파벌싸움으로 ‘지지세력’ 등이 생기고, 대학이 정치의 현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장직선제는 장점이 더 명확하다. 민주적 절차를 거쳐 총장이 임명되기에, 총장의 대학 독단 운영을 견제할 수 있고, 대학의 자율성이 어느 정도 보장 가능하다. 또한, 대학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았기에, 대학의 법인이나 이사진의 독선적인 경영 관행에 견제할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최근 학내에서 터져 나오는 여러 사건을 살펴보면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진정한 구성원’들의 소리는 묻히는 듯하다. 총장직선제가 만능은 아니지만, 조금 더 발전적이고 민주적인 대학을 위해, 우리대학도 총장직선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