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의 ‘만년 야당’, 신문선 교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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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의 ‘만년 야당’, 신문선 교수를 만나다.
  • 장지빈 기자
  • 승인 2017.04.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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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선 교수를 만나다.

 

“골~ 골이에요~” 축구계의 ‘만년 야당’, 신문선 교수를 만나다.

  

경력 :

1983  유공 코끼리

1989-1994 대한축구협회 이사

1993-2001 MBC 축구 해설위원

2001-2006 SBS 축구 해설위원

2014  성남FC 1대 대표이사

現)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전공 주임교수

  

신문선 교수는 △대학 축구팀 선수 △프로 축구팀 선수 △축구 해설위원 △대한축구협회 이사 △프로 축구팀 대표이사 등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계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본인을 한국 축구계의 ‘만년 야당’이라고 소개한 신문선 교수는 현재 우리대학 대학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골~ 골이에요~”라는 유행어와 재치 있는 해설 멘트로 해설위원으로서는 독보적인 인기를 끈 신문선 교수, 명대신문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요즘은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는 기간이라 아주 바쁘다. 대중들은 월드컵 예선의 결과만 보는데,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한 요인들을 과학적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 송출하는 일을 한다. 좀 더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분석하다 보니 굉장히 바쁘지만, 자부심도 생기고 보람도 느낀다.

  

Q. 교수님이 속한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A. 우리 대학원은 △기록관리전공 △문화자원기록전공 △스포츠기록분석전공으로 총 3개의 전공이 있다. 그중 스포츠기록분석 전공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하나인 스포츠 분야에서 기록 분석 및 기록 정보관리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데 교육목적이 있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스포츠 지식정보산업에 필요한 스포츠기록 분석 및 기록정보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명지대학교 대학원이 다수의 언론과 중계에서 스포츠 기록 자료를 제공하는 등 스포츠 기록계에서 높은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던 요인이 무엇인가요? 또, 스포츠 기록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요?

A. 현재 일반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스포츠와 관련된 기사나 칼럼 등은 데이터의 활용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 정성적 분석의 가장 큰 약점은 뒷받침할 근거의 부재인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수 출신 작성자의 경험이 뒷받침의 근거가 돼야 한다. 이를 보완하고 데이터의 직관적인 숫자를 제시해 수요자에게 어필이 되었을 것 같다.

스포츠 기록 시장은 지금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더욱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 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일본 및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의 움직임도 보인다.

  

Q. 교수님 개인과 관련된 질문을 해 볼게요. 어떻게 축구를 접하게 되셨나요?

A. 당시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체육 특성화 학교를 입학했다. 경쟁률도 매우 높았고, 축구뿐만 아니라 배구, 농구, 수영 등의 여러 가지 운동을 함께 병행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장학금을 받고 철저하게 교육을 받으며 공부와 체육 둘 중 하나라도 못하면 바로 퇴학이었다. 잘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Q. 축구선수 시절에는 어떤 선수였나요?

A. 나는 학교에 다니며 한 번도 후보를 한 적이 없다. 전국에서 1, 2등을 다투는 실력이었고 덕분에 연세대학교에 진학하고, 국가대표, 프로팀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프로팀에 있을 때 대학원을 병행했는데 대학원 수업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어떨 땐 경기도 못 치르고 수업에 갔다. 하지만 운동을 하며 논문을 쓸 여력이 되지 않아 고심 끝에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인생을 크게 보면 그때가 내 터닝 포인트인 것 같다.

  

Q. 축구선수를 그만두고 해설위원이 된 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오프사이드 발언으로 월드컵 기간 도중 귀국까지 하셨어요.

A. 전문가로서 옳은 해석을 했다. 당시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해설위원으로서 옳은 해설을 했다. 국민적 정서가 나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해설위원을 그만뒀다. 방송, 해설 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최고시청률도 찍어봤다. 언젠간 손을 털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기가 딱 맞아 떨어져 훌훌 털었다.

  

Q. 해설 마이크를 놓으신 지 시간이 꽤 됐는데 마이크가 그립지는 않으세요?

A.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해설자로서 모든 영광을 누렸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방송인이라는 게 대중의 관심을 받고 거기에 취하기 쉽다. 다른 방송인들은 저처럼 마이크를 딱 내려놓을 수 없다고들 한다. 방송은 못 끊는다고들 하는데 대학교수를 하며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건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Q. 2014년, 시민구단 성남FC의 초대 대표직을 맡으신 뒤 1년 만에 그만두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사실 1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2년의 연장 제안을 받았다. 고민을 했지만 2년을 더 하게 되면 학교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다. 성남에서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은 위상이나 금전적인 측면에서 좋은 조건이지만 2년간 학교를 떠나있어 얻는 이득보다 학생을 위한 이득을 생각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건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총재를 뽑는 자리에서 타이틀 스폰서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고 이슈화했다. 단독후보로 입후보했지만 보이지 않는 후보와 대결을 했다.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생각한다. 도전을 했고, 거기에 대한 패배는 승복했지만, 과정에서 비춰지는 기득권의 저항과 같은 부분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Q. 얼마 전 프로축구연맹 총재에 도전하셨다가 씁쓸한 결과를 맞이하셨어요. 선거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발언하시며 축구계에서 큰 이슈가 됐는데 총재 선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A. 성남FC의 대표직을 수행하며 연맹의 낙후성이나 비전없는 행동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 생각해 총재 후보에 등록을 했다. 축구계의 ‘만년 야당’이라 불리는 제가 출마를 하니 일명 ‘현대家(전북 현대,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가 적극적으로 반대를 했다. 총재를 뽑는 자리에서 타이틀 스폰서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고 이슈화했다. 단독후보로 입후보했지만 보이지 않는 후보와 대결을 했다.

정말 부정한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규정도 지키고 보도 자료도 또박또박 제출하고, 대의원에게 커피 한 잔 조차 산 적 없다.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생각한다. 도전을 했고, 거기에 대한 패배는 승복했지만, 과정에서 비춰지는 기득권의 저항과 같은 부분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Q. 한국축구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전술적으로 보면 볼을 점유한다는 큰 틀은 잡혀 있다. 하지만 ‘점유 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전술은 거의 잡혀 있지 않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간다면 볼 소유권을 잃었을 때 전방압박을 통해 상대의 역습을 막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대한민국은 전방압박이 굉장히 부족하다. 그래서 점유만 하다 상대의 역습에 허를 찔리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고 본다.

  

Q. 이해하기 힘든 선수 교체나 변화 없는 소집명단을 고집하는 슈틸리케 감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과연 경질이 답일까요?

A.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문제도 있지만 축구대표팀 경기분석관에 자격증이 없는 차두리를 선임하고, 설기현을 코치로 채용하는 등 월드컵 최종예선이 중요한데 편법을 이용하는 등 협회에도 잘못이 있다. 지금 경질하는 게 맞느냐 유임하는 게 맞느냐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축구민심이 상당히 격앙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심판매수라는 말도 안 되는 행위도 잘못된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잘못했다는 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겸허히 잘못을 인정한 다음 사과와 책임을 지고, 잘못된 행동을 앞으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Q. 얼마 전 전북 현대의 심판매수 사건으로 ACL 참가자격 박탈과 승점 삭감 등의 징계가 있었습니다. 해당 팀의 소속 선수들은 이 사건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별일 아니라는 듯한 게시글을 SNS에 올려 축구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모든 스포츠는 어떤 순간에도 정정당당해야 한다. 전북은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동으로 K리그와 ACL(Asia Champions League)에서 징계를 받은 것이다. 심판매수라는 말도 안 되는 행위도 잘못된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잘못했다는 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SNS에서 “자신들이 피해자다”, “별일 아니다”, “우리가 진짜 챔피언이다”라는 식의 말을 하는데 그것은 선수들, 그리고 더 나아가 전북 현대라는 팀 자체가 문제의식이 부재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선수 개인의 생각이라면 구단 내부에서 교육해야 할 문제인데 그런 것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겸허히 잘못을 인정한 다음 사과와 책임을 지고, 잘못된 행동을 앞으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하지만 그다음 행동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런 문제의식의 부재는 결국 팬들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축구판 자체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Q. 중국은 오스카, 하미레스, 바, 테세이라, 헐크를, 일본은 포돌스키와 포를란의 영입 등 스타 선수를 앞다퉈 영입했고,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는 세계적 명성을 가진 선수의 영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경쟁에서 뒤처지진 않을까요?

A. 프로스포츠는 결국 투자와 정비이다. 규모의 경제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일본으로 향한 스타플레이어들을 속칭 ‘한물간 선수’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엄청난 중계권료를 받는 것은 그런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이 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Q. 신문선 교수님에게 축구란?

A. 내 인생의 모든 것. 저는 축구를 통해 모든 것을 배웠다.

축구에는 룰이 있다. 경기가 끝나면 새로운 경기를 시작한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고. 내 인생의 무수히 많은 게임을 하는 것이다. 방송생활을 하다 오프사이드 사건이 있었을 때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로운 게임을 하듯 내 인생의 전반전은 선수생활이고 후반전은 방송생활을 한 것, 연장전은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SNS에서 보내주신 질문은 명대신문 페이스북(www.facebook.com/mjunew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 : 장지빈 기자 jb9992@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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