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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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 장지빈 기자
  • 승인 2016.09.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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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스마트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스마트폰,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계십니까?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집이나 카페,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몇 번의 터치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데스크탑 컴퓨터는 특정 장소에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소에 제약이 있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편리성 때문에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의 중독이란 알코올이나 니코틴같이 물질에 의한 중독현상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었고, 따라서 중독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중독으로 인해 변화한 대학생들의 삶과 생활 패턴의 심각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본지 기자가 직접 스마트폰 단식을 시작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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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때문에 생긴 말말말!

혹시 나도 팝콘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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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브레인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다양한 사람의 얼굴을 보여줘도 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겉으로는 여러 개의 일을 한 번에 수행하는 멀티 태스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의력이 결핍된 상태다.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은 하루 10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 대학생과 2시간 미만 인터넷을 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뇌의 MRI를 찍어보았다. 하루 10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사고인지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크기가 줄어드는 등 뇌의 구조가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스원(PloS One)은 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이를 팝콘 브레인 현상이라고 불렀다.
 

애착을 넘어선 집착, 노모포비아와 스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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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포비아는 ‘노(No)+모(Mobile)+포비아(Phobia)’를 합친 단어로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는 공포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12~59세 응답자 중 77.4%가 ‘특별한 이유 없이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즉,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2/3가 노모포비아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상당히 많은 사람이 노모포비아 증상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몸비는 Sm(Smartphone)+ombie(Zombie)의 합성어이다.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마치 좀비와 같다고 해 만들어진 단어다. 심리적 불안을 넘어 스몸비는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작년 12월 중국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강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는포켓몬GO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유행을 끌며 반대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주시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도보에 광고를 부착하거나 경고를 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등장하기도 했다.

1009호 생활 - 신촌 바닥 스마트폰 금지.jpg

신촌 걷고 싶은 거리 도보에 있는 보행 시 스마트폰 보지 않기 캠페인 로고
 

인관관계 중독, 대인관계 중독
군중 속의 고독.jpg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접근 역시 편리해지며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증대되었다. 처음에는 소통과 정보를 전달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순기능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 세계와 자신을 멀리한 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빠른 전달력을 가진 특성 때문에 허위사실이 사실인 양 단기간에 퍼져나가 피해를 보는 사람도 생겼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위와 같은 양면성을 지녔다. 이 양면성보다 더 큰 문제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현대인들에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외형적으로는 많은 친구를 만들어 냈지만 그만큼 가족과 친구, 동료들과의 거리감을 만들었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현대인들에게 소통의 욕구를 해결해 주며 주목받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때문에 초라한 자신의 현재 모습은 숨기고 남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워너비’ 모습을 공개하며 자신과 자아 사이에에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노예에서 벗어나자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화 사회에 걸맞는 행동 양식을 지닐 수 있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반대로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해지고 중독 현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등의 역기능도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도움을 주고 효율적인 기기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지배되어 사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독의 어원은 라틴어 ‘Addicere’로 ‘~에 사로잡히다’, ‘~의 노예가 되다’라는 의미이다.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핑계를 대며 내 생활이 자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그리고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하다면 이미 스마트폰의 노예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스스로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주위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면 고칠 수 없다. 짧은 시간 동안 급속도로 성장한 과학기술에 사람들의 정신적 성숙이 발 빠르게 따라가지 못한 것 또한 지적해야 할 점이다. 스마트폰은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약과 같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약에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미처 알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능동적인 태도로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을 지적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을 편리함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일 하루, 스마트폰을 잠시 집에 두고 외출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지빈 기자 jb9992@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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