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백마문화상 비평 부문에는 총 18편의 글이 접수되었다. 접수된 글들을 보면 2015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20대 대학생들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느끼는 갑갑함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총 18편의 글 중 여성문제를 다룬 글과 찰리 채플린 영화에서 근대성의 특징을 다룬 2편의 글을 제외한 16편의 글은 모두 현 시점의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이들이 진단하는 문제는 청년실업, 삼포세대의 결혼 문제, 취업과 노동의 문제, 세대갈등, 사회 양극화에 따른 기득권층과의 갈등, 갑질문화, 경쟁과잉과 사회적 불평등에 따른 분노, 혐오 현상이 생기는 문제 등이다.
이들이 바라보고 겪고 있는 2015년의 대한민국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음은 제목들에서도 잘 나타난다. “혐오의 탄생”, “악의 베테랑”, “헬조선 생존기”, “부글부글 대한민국-분노 사회에 빠진 우리 삶”, “청혼 없는 사회”, “이민을 권하는 사회”, “대한민국엔 유령이 떠돌고 있다” 등에서 이 시대 청년들의 좌절감이 절절하게 묻어난다. 각각의 글들은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이 내놓은 해결책들은 다양하다. 스스로 자각, 지속적 관심과 감시, 다양성 수용, 관계 재정립, 비폭력 대화, 공감과 소통, 교육 프로그램 개발, 인문학 교육, 행정감독 기구, 투표 참여 등이다.
이 시대 청춘들의 갑갑함과 어려움들을 풀어내어 전달한 면에서는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현 사회상에 대한 기존의 비판적 시각의 글들과 큰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상에서 무수히 반복 재생산된 듯한 글들과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음이 아쉬운 점이다. 문제의 진단과 해결책 제시에 있어서 무언가 다른 대학생 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기대하였으나, 현실적 어려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러한 기대를 만족시킬만한 글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번 비평상의 당선작은 여성문제를 다룬 “사라진 화음, 당신이 침묵하는 이유”이다. 현재 시점의 한국사회의 정치, 사회 문제들을 다룬 대부분의 글들과 달리 이 글은 다소 고전적이라 할 수 있는 페미니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주제이나 지금 이 시점에서도 여성문제를 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지를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다. 비평상의 가작은 “청년, 2015년 겨울, 작은 공을 나눠야 할 때”이다. 접수되었던 대부분의 글들처럼 현 시점의 청년들의 좌절감을 주제로 하고 있으나 이를 <서울, 1964년 겨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이전 시대의 작품들과 비교해 가며 풀어나간 방식이 다른 글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장혜영(방목기초교육대학 인문교양) 교수, 권인숙(방목기초교육대학 인문교양)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