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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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리뷰
  • 서상혁 기자
  • 승인 2015.12.0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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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리뷰

 

발표 리뷰

 

 

무더위 속에 개강을 맞았는데 어느덧 첫눈이 내렸다. 이제 곧 2학기 종강이 머지않았다. 이번 학기는 내가 대학생이 된 이후 가장 많은 발표를 했었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발표 종류도 전공 강의부터 시작해, 교양 발표, 행사 사회까지 다양했다. 최근에는 잘 하지 못하는 영어로 발표한 적도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도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상당히 꺼려했다. 아니, 꺼려했다기보단 무섭고 두려웠다. 어렸을 땐 웅변학원에 다니며 남들 앞에서 자신 있게 발표했었다. 지금도 웅변학원 다닐 때를 회상하면 내가 어떻게 저랬었지 하며 웃음밖에 안 나온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어렸을 때의 자신감은 온데 간 데 없어졌다. 1학년 때 내가 발표함으로써 조원들의 성적을 망치면 어쩌나, 나가서 외운 것을 까먹으면 어쩌지, 말을 더듬거리면 어쩌지라는 걱정부터가 앞섰다. 그래서 조별 역할분담에서도 발표를 하지 않으려고 조장이나 발표 자료를 만드는 것을 도맡아 했었다.

그러다 군대라는 자신감 트레이닝 학원을 다녀온 후, 지난 1학기에 처음으로 발표를 했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발표를 맡게 됐지만 조원들의 성적을 망치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꽤나 열심히 준비했었다. 몇 시간에 걸쳐 발표 대본을 썼고, 입이 아플 정도로 연습을 하면서 부자연스러운 표현도 고쳐나갔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단상 위에 올라서서 나에게 집중된 이목을 견디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시도한 방법이 친구와 눈을 마주치고, 친구에게 발표한다는 생각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때의 방법이 잘 들어맞아 지금까지도 이용하고 있다. 발표는 그럭저럭 잘 끝내고 내려왔다. 발표 결과랑 상관없이 내가 해냈다는 것이 정말 감격스러웠고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사실 지금도 발표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 나가면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고, 학생들 눈빛을 보면 속이 울렁거린다. 발음도 자주 새서 버벅거릴 때가 많다. 그래도 작년 첫 발표 이후 발표에 대한 자신감은 붙었다. 요즘엔 내가 먼저 나서서 발표를 하겠다고 할 정도다. 정말 ‘하면 된다’는 말을 몸으로 깨달았던 1년이었다.

 

 

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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