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인터뷰
새내기 새로 배움터, 난 절대 잊지 못할 뿐이고
난 유명 밴드와 친구 먹었어- 김현동(경영 04) 학우
새터와 관련된 재밌는 기억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2005년에 갔던 새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왜냐하면 그 곳에서 뜻밖에 친구를 만났거든요. 그 친구를 만난 건 경영대학과 법과대학 학우들이 모여 장기자랑과 공연을 즐기는 무대 위였어요. 그 날 초청 가수로 레이지본Lazybone이라는 밴드가 왔어요. 한창 그들의 음악에 심취해 공연을 즐기고 있는데, 저에게 선배들이 “현동아, 레이지본에게 술 한 잔 하자고 말해 봐”라고 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장난으로 “알겠다”고 했죠.
저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레이지본에게 다가가 “분위기도 좋은데 술 한 잔 하지 않으실래요?”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그들은 흔쾌히 “그래요, 술 한 잔 합시다”고 말하는 겁니다. 선배들과 저는 예상외의 대답에 깜짝 놀라 멀뚱멀뚱 서로의 얼굴만 봤다니까요. 어느 가수가 그런 제안에 선뜻 승낙을 하겠어요.
결국 그 날 밤 레이지본과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고 우리는 친구로 지내기로 했어요. 지금도 레이지본과 연락하고 가끔 만나 예전 추억을 떠올린답니다.
난 우리 학과에서 ‘춤돌이’로 통한다- 오준석(문정 08) 학우
저에게 그런 일이 벌어질지 새터를 가기 전까진 상상할 수 없었어요. 선배들이 준비한 오후 새터 일정이 모두 끝나고 학과별로 술자리를 갖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술을 못하지만 술자리 분위기가 워낙 좋은지라 계속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죠. 선배가 술을 잔에 따라 주면 저는 뭣도 모르면서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셨어요. 그 뒤에 일어날 일은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요.
술 바다에서 헤엄치던 그 날 밤…… 저는 술을 마시고 마치 MC유(유재석)가 ‘쪼아!’ 춤을 추고 있는 듯 미친 사람처럼 양 손을 한 방향으로 돌리며 춤을 췄답니다. 아무 말 없이 손을 빙빙 돌리며 춤을 추면서도 선배가 주는 술을 넙죽 받아 마신 뒤 다시 춤을 추고 그랬대요. 저는 그 이상한 춤만 계속 추고 있었기 때문에 게임 벌칙은 저만 걸렸다는 거 아닙니까. 아마 그 방에 있던 술은 모두 제 목구멍으로 쭉쭉 들어갔을 겁니다.
다음날 동기로부터 전날 밤의 제 모습을 전해 듣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닐 수가 없었어요. 지금도 그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얼굴이 붉어지곤 해요.
임선미 기자 imsunmi@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