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국경 너머의 세상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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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국경 너머의 세상을 보다
  • 이연주
  • 승인 2011.11.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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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너머의 세상을 보다
국경 너머의 세상을 보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한국에서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는 어디일까. 이태원? 압구정? 모두 아니다. 바로 안산시 원곡본동이다. 지난 30일, 본 기자는 주민인구의 60%가 외국인이며, 약 63개 국가 출신이 모여 있어 ‘국경 없는 마을’로 불리는 안산시 원곡본동을 방문했다. 원곡본동 일대의 음식점과 휴대폰 대리점 간판에는 중국어, 몽골어, 러시아어를 비롯해 여러 언어가 표기돼 있었다. 거리의 좌판에서는 오리알과 양고기, 열대과일 두리안, 중국과자인 전병 다양한 국가의 음식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비율이 1:1이라는 안산시 원곡본동. 본 기자는 국경 없는 마을에서 다문화에 관계없이 함께 어울려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한국 속의 작은 지구촌
지난해 5월 1일, 안산시 원곡본동은 한국의 다문화 수도로 인정받아 ‘다문화 마을 특구’로 지정됐다. 농어촌 지역이었던 안산시에 외국인 수가 많아진 것은 1990년대 무렵, 공단이 들어서면서부터다. 1990년 이후 공단에 심각한 인력난이 찾아들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공장의 비율이 높아졌고, 현재 안산시는 세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가 됐다. 
2005년에 설립된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이하 주민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 행정 기관이다. 윤정환 담당자(이하 윤 담당자)는 “원곡본동에 등록된 외국인 수는 약 2천 명 정도지만 불법체류자 수까지 더하면 7~8만 명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안산시 인구인 74만 명의 10%에 달하는 숫자다. 경기도에서 거주하는 약 30만 명의 외국인 6명 중 1명이 안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원곡본동에는 아프리카와 중ㆍ남미, 유럽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지구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주민센터에서는 매주 외국인 주민들을 위해 △한국어 능력 시험 준비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사회통합 교육 △태권도ㆍ축구ㆍ배드민턴을 배울 수 있는 문화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윤 담당자는 “외국인 주민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4년부터 원곡본동에 자리 잡아 온 안산이주민센터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삼고 국경 없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0년대 당시 외국인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김영선 사무처장(이하 김 사무처장)은 “1990년대 당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이 무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대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안산이주민센터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에 주력해 법률 상담을 맡고 있다. 법률 상담은 주로 이주민 여성들의 가사 법률적인 부분과 한국에서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미등록 체류자들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안산이주민센터는 외국인과 한국인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설날과 추석마다 축제를 개최하고 다문화에 관련된 책을 출판하는 등 여러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자원활동가 모임인 버팀목에서는 한글학교를 운영하면서 산업재해(이하 산재)를 입은 외국인 노동자를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글학교에서는 한 반당 3~4명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총 5개의 반이 운영되고 있다. 한글학교의 김지현 선생(이하 김 선생)은 지인의 소개로 외국인 주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됐다고 한다. 김 선생은 “외국인 주민들과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아 또래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외국인 주민과 어울리는 것에 있어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였다. 한글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주민은 주로 이주민 여성들이다. 한글학교를 5년 정도 다녔다는 레딘끄 씨는 “한글학교에 오면 저는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와 같은 수업을 받는 풍리엔 씨는 “한국말 잘 할 수 있어 내가 선생님한테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전했다. 김 선생은 “실제로 외국인 주민들을 만나게 되면 TV에서 접하던 것과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백소희 팀장(이하 백 팀장)은 산재 피해를 입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산재보험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범위를 조사한다. 본 기자가 백 팀장을 만났을 때, 그는 안산에 있는 병원을 방문해 산재 피해를 입은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는 “실제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인 고용주들에게 이러한 차별받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외국인 노동자와 직접 대화를 해보면 그런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우리들이 이 땅에서 이주민 노동자들과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을 생각한다면 양방향의 입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함께하는 다문화를 위해
김 사무처장은 “10년 안에 다문화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지방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경우, 10년 이내에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학생 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보다 외국인 주민을 차별적으로 보는 시선이 줄었지만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는 선입견이 강하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이 사회 곳곳에 잠재적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다문화에 대한 편협한 가치관 외에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자기 주관을 세워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국적을 잃은 난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우리대학 동아리 SIFE는 우리대학 인문캠 정문 앞에 베트남 음식집 ‘아미에란’ 개업을 해 난민인 쩌쩌우 씨를 도운 적이 있다. SIFE 백종혁(경영 07) 회장(이하 백 회장)은 “가게를 방문한 학우들이 쩌쩌우 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난민에 대한 인식을 고쳐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와 마찬가지”라며 “문화가 다른 만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어떤 도움도 주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글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신여자대학교 민정현(공예학과 07) 학생은 “취업에 도움이 되려고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대학생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곳에서 외국인 주민과 지내다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는 봉사를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김 사무처장은 “기본 인식을 보이는 대로만 보지 말고 속을 살피려는 사고가 필요하다”며 “대학생들이 다문화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서 앞으로 펼쳐진 창조적인 다문화 시대를 주체적으로 이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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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시 원곡본동 일대의 상점 간판에는 태극기 외에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터키 등의 국기가 함께 있다. 중국어, 몽골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쓰여 있는 간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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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모습이다. 식당 안쪽에서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돼 있었고 가게 밖으로는 고기와 찬거리가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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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3개 국가의 사람들이 한데 뒤섞여 다문화 길을 돌아다니고 있다. 지난해 5월 1일, 안산시 원곡본동이 ‘다문화 마을 특구’로 지정되면서 주말이면 다문화 길은 항상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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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광장에서 평일에는 사람들이 주로 중국 장기를 두며 시간을 보낸다. 주말에는 중국ㆍ베트남ㆍ태국 등의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섞여 놀이를 즐긴다. 본 기자가 원곡본동을 방문한 지난 30일, 중앙광장에서 배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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