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왜곡된 정보
쏟아지는 정보 속에 산다. 인터넷 검색 한번이면 원하는 정보가 수없이 쏟아진다. 굳이 검색어를 정확히 기억할 필요도 없다. 자동 검색어 완성 기능과 연관 검색어 기능이 뇌의 기억장치 일부를 대신해 준다. 검색과 연관검색어 꼬리를 물면 어느새 목적지와는 한참 멀어져 있다. 정보에 묻혀 살고 있으면서도 정보를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동시에 주요 포털사이트 사용빈도와 의존도도 함께 높아졌다. 역시 포털사이트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맹신’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우리는 그렇게 맹신하는 포털사이트에 농락당하는 중이다.최근 소수 포털사이트의 정보 왜곡과 독점 은폐 등에 대한 내용을 과감히 다룬 한 웹툰이 화제다. 웹툰에서는 포털사이트의 연관 검색어와 인기 검색어 등을 이용하여 어떻게 여론을 조작하는지 보여준다. 포털사이트는 결국 대중이 아닌 소수 권력집단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6월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트루맛쇼The True-taste Show>도 미디어를 통한 정보조작 과정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여러 방송에 맛집이라고 소개된 음식점이 사실은 돈을 주고 브로커와 거래한 결과물이었다는 것. 심지어 방송을 위해 음식 재료를 마음대로 조합하며 존재하지도 않는 메뉴를 만들어 놓고 ‘오랜 연구 끝에 만든 메뉴’라며 장난친다.
연평도 인근 해상포격 사건이 있던 다음날 주요 일간지에 실린 연평도 포격 현장 사진은 같은 날 같은 장소를 촬영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주는 느낌이 달랐다. 강렬한 붉은빛이 전 하늘을 뒤덮은 포격 현장과 파란 하늘에 회색 연기만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포격 현장. 카메라가 전달하는 정보이기에 객관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진 역시 찍는 사람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넘쳐흐르는 정보, 그 파도 속에 자리 잡은 우리 모두 조금만 더 침착하고 냉철하게 정보를 바라보자. 파도 속에서 보는 것이 곧 사실이라고 단정 짓지 말자. 현실은 물 밖에 있다. 제공받은 정보에 무조건 매몰되지 않기. 그것이 정보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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