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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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의 슬픔
  • 최홍
  • 승인 2011.09.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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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의 슬픔

이번 여름 강으로 휴가 다녀 온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4대강 본류는 모두 지난 큰비로 흙탕물이었을 터이니 발도 담그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지천도 못갈 듯하다. 4대강에 이어 지천마저도 수십 개의 댐을 쌓겠다고 수십조 원의 예산을 준비한다고 한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물줄기가 있고, 이 물줄기는 수억 년 동안 생명의 자궁 노릇을 해왔다. 무수한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하고 자랐다. 어느 한곳 귀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 작년부터 꽤 강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한권의 책을 상재했으니 책 이름이 <흐르는 강물처럼>이다. 브래드 피트가 멋지게 송어 낚시를 하는 이름도 낯선 ‘빅블랙풋’ 강의 모습은 역시 우리 강에서도 느낄 수 있는 ‘흐르는 강물’이었다.
내성천이란 강이 있다. 낙동강의 제1 지천인 1급수 맑은 물의 아름다운 강이다. 경북 봉화의 오전약수에서 발원해 106km를 흘러 예천의 삼강에서 안동천 등과 합류해 낙동강이 된다. 특히나 넓게 발달한 모래가 유명한데, 낮에는 은모래, 오전 오후에는 금모래로 변화무쌍하게 빛 따라 모습을 바꾼다. 하지만 이곳도 강 허리에 영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상류는 호수가 되고 하류는 실개천이 될 위기다. 크게는 4대강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여기저기 준설되고 파헤쳐질 운명이다.
내성천을 막아 평은과 이산면 지역이 모두 수몰된다. 목적은 홍수예방과 수장원 확보라는데, 홍수는 지난 100년간 크게 난일 없고 4대강도 모자라 지천까지 막아 확보한 수자원은 뭐에 쓰려는지 알 수도 없고 명확히 설명하는 이도 없다. 다만 국책사업이라 한다. 그 대가로 수많은 수몰리 이재민 양산, 우회도로와 철로 건설로 자연 파괴, 운포구곡의 절경 파괴, 문화재 파괴 등등은 이 국책 사업의 대가이다.
지율스님은 내성천을 살리기 위해 한 평이라도 사서 강과 땅을 지키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스님은 “내성천의 가치를 전하고, 자연과 사람이 화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며, 무너진 땅의 역사를 일으켜 세우는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강은 우리가 그 가치를 깨닫기 전까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간곡한 마음으로 이 운동에 동참 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강이 강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인간의 하위 개념으로 받아들여 질 때, 인간 외에 모든 것이 그에 복무하는 도구로 여겨질 때, 인간은 행위의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이상엽 다큐멘터리 작가

이상엽 사진.jpg



웹게재용_낙동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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