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새끼 통구이 요리와 코 키스 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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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새끼 통구이 요리와 코 키스 여행-2
  • 이재희
  • 승인 2011.04.1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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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새끼 통구이 요리와 코 키스 여행-2
(917호에 이어)
아랍 커피를 마시면서 천일야화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필자 역시 천일야화의 작품 구성에 일익을 하였다. 그리고 평상시 알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꾸란에 보면 현세를 떠나 내세의 천국에 가면 ‘후르아인’이라고 불리는,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미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여인이 있다고 하는데 여성이 천국에 갔을 때 만나게 될 가장 멋진 남자를 무엇이라고 하는지 물었다. 아랍세계를 자주 여행하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해보았지만 지금까지 시원한 대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답을 얻었다. 대화를 주도하고 있던 분이 여성이 천국에 가서 만날 가장 멋진 남자를 ‘왈리울라’라고 하면서 이에 대한 논리를 펼치자 참석자들은 그의 말에 동의하는 듯 했다.
그들의 인사법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코와 코를 맞대어 키스하면서 인사를 주고받은 것이다. 도시인들은 주로 양쪽 뺨을 맞대면서 인사를 주고받는데 사막 유목인들은 코를 맞대어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카타르 시골의 전통 인사법이라고도 했다. 필자가 자리를 뜨면서 그들의 전통 인사법에 따라 필자의 코를 그들의 코에 맞대고 키스를 하자 그들은 거기에 한 수 더 가르쳐 주었다. 필자의 코에 자신들의 코를 대고는 양쪽으로 비벼 돌리면서 작별인사를 한 것이다. 어색했지만 더없이 친근감이 느껴졌다.
다음 날 공식일정에 따라 아침 아홉시에 가이스 빈 무바라크 알카와리 아우까프 및 이슬람 부처 장관을 방문하여 한국-카타르 문화사업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있을 때 사진 기사가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대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사진기사는 아랍복장을 한 일본인이었다. 일본인이 카타르 정부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아랍세계와 이슬람세계에 깊이 파고든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 일본인과 한국인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알판나르’라 불리는 카타르 이슬람문화센터를 방문하여 안내를 받았을 때도 영국인이 아랍복장을 하고 카타르 공무원 신분으로 필자를 안내한 것을 보고 아랍과 이슬람세계에 대한 유럽과 한국, 유럽인과 한국인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슬람 채권 입법을 두고 대통령 하야까지 운운하는 한국사회의 일부 종교 집단의 행태를 볼 때 이들과 큰 대조를 이루었다.
공식, 비공식 일정을 통해서 카타르 사람들이 보여준 온정에 필자는 빚을 진 기분이었다. 무엇으로 그리고 어떻게 그 온정에 대한 빚을 갚을 것인가. 국토의 면적 11,437평방킬로미터, 인구 약 200만 중에서 본국인은 90만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카타르 아랍인들이 보여준 온정은 바다처럼 넓게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무거운 마음을 덜고 싶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카타르 방문을 주선한 대사에게는 전화의 말 한마디로 그리고 필자를 초청한 장관에게는 서한을 통한 문구 한 마디로 마음의 빚을 덜어보려고 했다. 우리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지 않았는가!
‘저는 지금 바다같이 넓은 카타르 아랍인들의 온정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원고매수: 7.6매
필자: 최영길(아랍지역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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