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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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의 심리학
  • 박세희
  • 승인 2010.10.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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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여러분에게 웃는 얼굴로 이런 말을 한다. ‘나는 당신이 미워 죽겠어요!’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그 말을 믿는가? 아니면 표정을 믿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보다 표정의 정보를 더 신뢰한다. 즉, 표정을 보고 상대방이 ‘내가 너무 좋다’는 것을 강조해서 이런 말을 했을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왜 그럴까? 말은 의도적으로 왜곡할 수 있지만 몸짓은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암묵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몸짓은 말보다 더 신뢰되는 의사소통 채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할까’를 준비하는 만큼 ‘이 말을 할 때 어떤 몸짓을 준비할까’는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가 된다.

일반적으로 표정은 아주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눈은 이런 표정을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기관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호감이 가는 대상을 볼 때 눈동자 가운데 있는 동공이 무의식적으로 커진다. 누군가 자신을 커다란 동공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나를 좋아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대신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는 기관이 있는데 바로 눈꺼풀과 눈썹이다. 특히 눈썹을 위로 올리고, 가능한 눈을 크게 뜨면서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내 보라. ‘어머 이게 누구야!’ 별 표정의 변화 없이 그냥 ‘오랜만이다’ 혹은 ‘반갑다’라는 말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손 역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흔히 우리는 불안할 때 손을 비비거나 감추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무언가 간절히 소망할 때도 손바닥을 마주대고 기도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손을 만진다는 것은 불안하거나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내가 자신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면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할까? 손으로 첨탑 모양을 하는 것은 가장 높은 자신감을 나타내는 신체언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기도하는 손과 비슷한 동작으로 양손의 퍼진 손가락 끝을 서로 대지만 깍지는 끼지 않고 양쪽 손바닥도 서로 닿지 않는 모습의 제스처다. 무언가 자신이 가장 강조하거나 주장하고 싶은 대목에서 사용해보시라. 참고로 이런 제스처는 오바마가 잘 사용하는 몸짓이기도 하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은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확실하지 않은 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거짓말을 하게 되면 생리적으로 코가 간지러운 것처럼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이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코 속의 조직세포가 조금씩 부어오르기 때문이다. 참고로 클린턴은 법정에서 자신의 성추문과 관련한 증언을 하며 4분마다 한 번씩 코를 만졌다. 그리고 나중에 사실이 밝혀진 후 다시 그 장면을 조사해 보니 코를 만질 때 마다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노키오의 코 이야기가 동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실상 이렇게 코를 만진다는 것은 엄밀하게 입을 가리려는 몸짓이며, 표정의 단서를 숨기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상황에서 손을 얼굴로 가져가는 것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몸짓들이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데 몸을 상대방 쪽으로 숙이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뒤로 젖히거나 팔짱을 끼는 것은 매우 비판적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 연약한 신체부위를 노출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해칠 의사가 없으니 ‘내게 다가오세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이런 부위가 바로 목이다. 누군가의 썰렁한 유머에 목이 노출될 수 있도록 고개를 뒤로 젖혀가면서 한 번 웃어주시라. 그러면 상대방과 훨씬 더 좋은 관계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몸짓을 해야 한다면 상대방이 하는 행동과 같은 제스처를 취하라.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은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몸짓의 심리학에 관한 유용한 팁 한 가지 더! 남자는 상대가 옆에서 접근해 올 때 거부감을 덜 느끼는 반면, 여자는 상대가 앞에서 친근하게 접근해 오는 것을 더 좋아한다.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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